서울올림픽 개막에 즈음한 특별담화
서울올림픽 개막에 즈음한 특별담화
연설일자 1988.09.14 대통령 노태우 연설장소 국내
유형 성명/담화문 출처 노태우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 대통령비서실 원문보기
친애하는 내외국민 여러분.

온 국민이 뜻과 힘을 모아 7년을 준비해 온 서울올림픽의 개막이 사흘 뒤로 다가왔습니다.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서울에 모이고 있습니다.

인종과 언어, 문화와 종교, 이념과 체제, 이모두가 다른 지구촌의 사람들이 한데 모입니다. 이들은 서로를 가르는 모든 벽과 차이를 넘어 서울올림픽을 우정과 화합의 마당으로 만들 것입니다.

서울올림픽은 사상최대의 올림픽으로 이제 준비를 끝내고 성화에 불을 지필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밤 12년만에 동서세계가 다함께 참가하여 인류화합의 대축제로서 올림픽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온전한 올림픽이 서울에서 이루어지는 이 기쁨을 우리 국민은 물론 모든 세계인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저는 서울올림픽의 성화가 꺼질 때까지 이 대회가 가장 훌륭한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더한층 뜨거운 참여와 협조를 요청합니다.

서울올림픽은 세계 160개국의 젊은이들이 최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기록들이 풍성하게 쏟아지는 성공적인 대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서울올림픽은 비단 스포츠뿐 아니라 문화, 예술, 학술면에서도 동과 서, 우리와 세계가 함께 만나 인류가 하나의 이상을 지향하는 올림픽 운동의 높은 꿈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불과 한 세대 전, 세계의 젋은이들이 이념을 사이에 두고 피를 흘린 치열한 전쟁터였고 아직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 한반도에서 ‘세계평화의 제전’이 열리는 것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벅찬 감격과 희망을 안겨주는 것입니다.

분쟁의 땅에 평화를 심는 서울올림픽의 성화야 말로 인류에게 화합의 참뜻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횃불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더욱, 분단과 전쟁의 고통을 감수해야 했던 우리 민족에게 화해와 통일의 길을 밝혀주게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내외국민 여러분.

올림픽이 우리 민족에게 감격스러웠던 것은 베를린에서 손기정선수가 남의 나라 국기를 가슴에 달고 마라톤의 월계관을 차지했을 때 였습니다.

우리들 선배들은 우리도 다른 나라 국민에 앞설 수 있다는 민족의 자존에 가슴설레며, 나라없는 통분에 울었습니다.

그로부터 불과 반세기가 지난 이제, 우리는 가장 성대한 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처럼 세계속에 우뚝 서게 된 것은 그동안 피땀어린 노력과 헌신으로 오늘의 발전을 이룩한 우리 국민의 위대함 때문입니다.

이 시간, 저는 무한히 뻗어나는 우리 민족의 저력에 큰 긍지를 온 국민과 함께 나눕니다. 저는 이 위대한 우리 국민의 힘이 서울올림픽을 안전하고 원만한 대회로 이끌어 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친애하는 내외 국민 여러분.

올림픽만큼 인류의 관심을 모으는 행사는 인류 역사상 없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50억 세계인류의 이목은 우리나라, 우리 국민에게 쏠려 있습니다.

지금처럼 온 국민이 희망과 기쁨 속에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던 때는 아마 없었을 것입니다. 올림픽 관계자와 우리 선수들은 7년을 밤낮없이 땀흘려왔으며 나라 안팎의 수만 국민이 이 시간에도 아무 대가도 없는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여야와 각계각층은 이 국가적 대사에 단합했으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올림픽에 따른 불편도 참고 협조하여 모두가 서울올림픽의 주인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저녁 우리 국민들의 이 모든 노력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림픽의 유치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숱한 안팎의 시련과 서울올림픽에 대한 불안을 몸으로 부닥쳐온 저는 오늘의 이 자랑스런 모습에 깊은 감회를 느끼며,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라의 장래에 밝은 희망을 느낍니다.

가난과 정쟁의 폐허 위에 세계가 놀란 ‘경제의 기적’을 이루었고 국가의 위기를 ‘민주정치의 기적’으로 극복한 우리 국민은 한강변에 또 하나의 기적, 선진국이 치른 어떤 올림픽보다 훌륭한 올림픽을 치르는 ‘교화국민의 기적’을 이룩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민족사의 소망인 선진국으로 들어서는 관문이 될 것이며, 세계 모든 나라와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통일의 문을 여는 전기가 될 것입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국민이 이 대회를 일생의 보람으로 간직할 최대, 최고, 최선의 빛나는 대회로 만듭시다.

그리하여 온 인류와 함께 손잡고 평화와 번영이 가득한 희망의 세계를 창조해 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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