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장관회의(한해 대책회의) 유시
지방장관회의(한해 대책회의) 유시
연설일자 1970.04.22 대통령 박정희 연설장소 국내
유형 기념사 출처 박정희대통령연설문집 제7집 4월편 / 대통령비서실 원문보기


시장, 도시사, 그리고 농촌 행정의 일선 책임자 여러분!

이제껏 우리는 한해 대책이라 하면 수도작에 대한 대책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고, 농민이나 공무원들도 대부분 한해란 비가 와야지 비가 오지 않으면 사람의 인력으로는 도리가 없다는 숙명론적인 관념을 갖고 농사를 지어 왔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지 못한 폐단이 있었으므로 금년에는 정부가 서둘러서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게 되었읍니다.

지난 몇 해 동안 정부와 농민들이 비가 오지 않더러도 우리 사람의 힘으로써 한발을 극복해 보려는 노력으로 지하수 개발 등 여러 가지 한해 대책에 힘을 기울였고 상당한 성과도 올렸습니다.

금년에도 한발로 인한 맥작 피해가 많을 것 같았는데, 다행히도 경기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비가 와서 우선 해갈은 됐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날씨가 가물지 어떨지는 알 수 없고 수도작에 대해서도 기상의 장기 전망이 금년에 한발이 올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도 있느니만큼, 미리미리 충분한 대책을 세워가지고 67, 68년과 같은 한발이 오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도록 노력해야겠읍니다.

얼마 전에 지방에 출장을 갔을 때에, 마침 각 도마다 『비가 오지 않아서 맥작이 아주 나쁘다, 보리가 몇 % 감수될 것이다』 하는 걱정만 하고 있을 무렵, 헬리콥터로 농촌 일부를 둘러보니까, 우리 농민들이나 일선에서 농촌 지도에 임하고 있는 공무원들이나 생각을 고쳐야 할 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수분이 부족해서 본다면 물을 주면 되는데, 어떤 경우에는 바로 옆에 하천이 있고 저수지가 있는데도 그 주변 보리밭들이 하얗게 말라서 보리가 크지 못하는 곳이 있어도 누가 나와서 물을 대준다든지 무슨 대책을 쓰고 있는 것은 거의 한 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농민들이 수천년 동안 농사를 짖고 공무원들이 한해 대책이다 무어다 하고 지금까지 수도작에 대해선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이런데 착안을 못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보리 농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옆에 하천물이 있으면 벼농사에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하천밭을 파서 물을 나오도록 해서 그 물을 가지고 동네 사람들이 나와 몇 시간 동안만 협력하면 보리에 대한 한해 같은 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일선에 있는 지사나 군수나 시장이나 면장이나 읍장들이 왜 이런 데 착안을 못하고 지도를 안하면서 비안오는 것만 걱정하고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읍니다.

농촌 진흥원이나 농촌 개발 공사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집니다.

벼농사, 보리 농사뿐만 아니라, 어려운 문제에 부딪치면 언제나 그 해결 방법을 연구하고 노력을 기울여 난관을 극복하고 자연의 어떤 피해도 도전하겠다는 종신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지, 과거와 같이 타성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는 농업이고 공업이고 발전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번에 농림부에서 보리 물주기 운동을 전개하려는 모양인데, 각 지사는 자기 도내에서도 특히 한발이 삼한 지역에는 군민들을 동원해서 한해를 이겨내야 하겠읍니다. 필요하면 공무원이나 학생들도 동원할 수 있고, 저녁때는 직장에 있는 사람들도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고장에 있는 사람이 총동원되어 양수기든지 쓸 수 있는 그릇을 갖고 몇 시간만 협력하여 물을 주면 물 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요즘같이 기온이 높지 않고 또 벼농사와 달리 보리라는 것이 그렇게 물을 많이 먹는 식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물을 한 번만 주면 적어도 한 주일이나 열흘은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겁니다.

그 동안에 비가 오면 다행이고 비가 안 오면 일주일이고 10여일 동안에 한 번 더 한다는 식으로 몇 번하면 보리가 그 동안에 성장해서 이삭이 터지고 어느 시기만 지나면 비가 필요없는 것입니다.

보리는 언제든지 비가 많이 와서 습기 때문에 피해를 보았지, 한발로 피해를 보는 일은 적습니다.

5월 중순경까지만 노력을 하면 보리 종사는 걱정이 없을 것입니다.

일선 지방 장관이나 농촌 지도에 임하는 여러분들이 농민들의 앞장에 서서 지도하고 독려해야 할 줄 압니다.

그 다음에, 지하수 개발을 재작년부터 금년까지 하고 있습니다만, 관정에 대한 사후 관리가 지극히 나쁩니다.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만, 어떤 지방에 폭우가 오고 홍수가 나서 관정이 파묻혔다든지 그 일대가 둘러 빠졌다든지 하는 사례도 있고, 또 어떤 때는 사람이 고의적으로 관정에 돌을 집어 넣어서 쓰지 못하게 망가뜨려 놓거나, 뚜껑을 망치로 부서 놓은 일도 있읍니다. 누가 그랬는지는 몰라도 어린애들이 장난으로 했다고 생각되는데, 농림 장관이 문교부에다 요청하여 학교 아동들한테 교육을 하도록 한 것은 한가지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내가 지방에 다니면서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막대한 국가 예산을 들여 전력을 경주하여서 관정을 파고, 집수 암거를 만들어 놓았는데 사후 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것입니다.

관정마다 코오드 넘버가 붙어 있을 테니까 작년에 홍수가 났다거나 파괴가 되었다 하더라도 농한기 같은 때에 군사든지 면장이든지 코오드 넘버에 의해 체크해서 잘못된 건 그때 보수를 했으면 지금 그런 상태에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비가 안 와서 한발이 닥치면 그때 가서 야단을 부리다가 그 시기만 넘어가면 다 잊어 버리는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읍니다. 한발이 들어 쓸모가 있던, 비가 잘 와서 쓸모가 없던 간에 어느 시기에 가선 각 면, 군, 도마다 전부 점검을 하고 관리 상태가 어떤가 보아서 나쁜 게 있으면 그 시, 군의 예산이나, 조금 많은 건 도의 예산으로 보수해서 100% 완전한 생태에 이르게 해서, 도 한발이 닥치면 쓴다는 사후 관리 대책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양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발이 들면 자기 도에 있는 것뿐 아니라, 타도에 있는 것, 심지어는 군에 있는 것까지 동원해 쓰는데, 쓰고 나서는 정비를 잘 하고 보관을 잘해야 됩니다.

심지어 어떤 도에는 쓰지 못하는 것이 48%라니, 그럼 절반을 못 쓴다는 얘기가 아닙니까, 도지사가 만일 관심이 있었다면 적어도 작년 가을쯤 전 군수에게 지시해서 점검을 했을 것입니다. 기술자를 보내서 현장에서 간단히 정비할 수 있는 건 하고, 그래도 안되는 건 도의 예산을 갖고라도 완전 정비해서 해를 넘기고 다시 한발이 들면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놓아야지, 바쁠 때만 쓰고 그 다음엔 어디다 보관을 해 놓았는지 정비를 했는지 안했는지 전연 관심이 없으니 유지될 리가 없는 것입니다.

유실된 관정의 복구나 보수에는 중앙에서는 예산을 지원해서는 안 되고 도비나 시, 군비를 가지고 해야 합니다.

만약 관정에 꽂아 놓은 파이프가 수명이 5년이나 10년인데 그 수명을 넘어서 바꾸어야 할 시기가 된다면 중앙 예산을 가지고 지원하되, 그 수명 기간 내에서 잘 못된 건 전부 도비나 시, 군비를 가지고 보수를 하라는 말입니다.

양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앙에서 지원해서 사준 것을 관리를 잘못해서 파손했는데도 언제나 지원해 주는 중앙 정부가 어디 있습니까,

한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 있어서도 살림을 나누어 가지고 살 때는 네것 내것을 확실히 하는 것이 건전한 가정입니다.

물론, 지방 정부의 예산이 모자라는 건 중앙에서 도와주지만 지방에서 책임져야 할건 지방에서 책임지고, 중앙에서 책임져야 할 건 중앙에서 책임져야 하지, 자기들이 관리를 못했다든지 평소에 유지를 못해 가지고 손실된 것을 중앙에서 지원해 줄 수는 없읍니다.

이와 같이, 파손이나 유실이 많은 군의 군수의 이름까지 나와 있는데, 지사 여러분은 돌아가서 다시 한 번 검사를 해서 불가항력으로 유실 도는 파손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분하고 군에서 몇 번 나가서 점검을 했느냐, 도 그런데 대한 기록이 있느냐를 가려내서 전연 한 번도 검사한 일도 없거나 체크한 일도 없는 군수는 전부 인사 조치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국가 예산에 대하여 책임이 없다든지 알뜰하지 못한 공무원은 중요한 직책을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양수기 보관을 잘 해라, 한발이 지나고 나면 사후 관리도 잘 해야 된다, 자주 점검을 해야 된다, 위에는 열쇠를 가지고 채 놓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쓸 데 없는 사람이 들여다보고 돌을 던져 보고 하니까 잘 관리해야 한다고 내가 구두로 지시를 한 것만 해도 여러 번이고, 공분 지시도 몇 번이나 나갔는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이행 안하는 기장 군수들에게 시, 군의 중요한 행정을 맡길 수 있습니까,

그 다음에 전전환 계획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보니까 대단히 부진한 것 같은데 금년에는 여하한 일이 있더라도 2만 5천 정보의 전전환, 즉 과거의 천수답이나 산마루에 있는 시골서 말하는 논다랑이는 완전한 밭으로 바꾸어야 되겠읍니다.

정부에서도 앞으로 한 5년 동안 장려금을 줄 테니까 여러분이 가서 농민들에게 잘 지도하고 그 대신 열심히 하도록 독려하기 바랍니다.

그러나, 전혀 노력도 하지 않는 농민들에게도 벼농사의 평년작만큼 보상해 준다는 것은 아닙니다.

농민들이 최대한의 노력을 했는데도 원래 토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벼농사 평년작보다는 좀 떨어지는 경우에는 앞으로 정부에서 5년 동안 보상해 주지만, 전연 노력을 안 하고 수확이 하나도 안 나왔는데도 평년작에 대한 100% 보상을 해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부가 보상을 해 주려는 뜻은 그런 논을 가지고 있는 농민들은 소위 가장 영세한 농민들이고, 이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살 수 있는가 그 방안을 마련해 주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농민들도 같이 노력해서 벼농사 평년작보다 더 많이 수확을 올리기를 정부는 원하고 있읍니다.

그 다음 지방을 다니면서 보면 어떤 부락, 어떤 농촌은 몇 년 전에는 기와집이 한 채도 없던 동네가 최근에 보면 거의 기와로 다 이어졌거나 기와를 이지 못한 집도 작년 가을에 추수한 벼짚을 가지고 깨끗하게 이어서 처마를 하고, 담장도 깨끗이 하고 잠위에도 짚으로 담 지붕을 이고 퇴비장도 알맞은 장소에 알뜰히 해 놓았고, 동네 전체를 보면 부락 앞에 있는 논은 대부분이 경지 정리를 해 놓았고, 또 농로가 자로 쪽 그어 놓은 것처럼 꼿꼿하게 되어 있어 그 정도면 자동차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읍니다.

또, 산에도 산림이 잘 되어 있고 부락 앞을 지나가는 하천에도 작년에 홍수가 나고 했지만 특별히 정부가 예산을 주어서 했는지 자체에서 했는지 모르지만 전부 보수를 해서 깨끗이 해놓고, 보리밭에는 잡초가 거의 없도록 잘 되었고, 비닐 하우스에서는 고등 소채 등이 자라고 여기 저기 논에 농민들이 나와서 일하고 있는 부락이 있읍니다.

이런 농촌은 앞으로 몇 년 안 거서 다른 나라 농촌에 지지 않는 잘 사는 농촌, 희망에 찬 농촌이 되리라고 확신하며 대단히 흐뭇하게 보아 왔읍니다.

그러나, 그런 농촌은 몇 군데 눈에 안 띄고 대부분이 그와 반대입니다.

지붕은 언제 이었는지 썩어서 한쪽이 허물어져 내려오고 담이 무너져 흙과 돌이 마당에 뒹굴고, 퇴비장이 바로 방앞에 아무렇게나 엉성하게 쌓여 있고, 동네에 들어가면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논두렁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전혀 경지 정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뒷산에 보면 나무 하나도 없이 뻘겋게 벗겨져 있고 그것마저 무엇 때문에 팠는지 모르지만 여기저기 흙을 파서 뻘건 황토가 길에 나와 있어 마치 사람몸 같으면 부스럼이 나서 헐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태에 있는 농촌을 보면 그 농촌은 정부가 도와주는 것만으로 100년 해봤자 되지 않는 농촌이 아니냐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내용은 농가 안에 들어가소 하나하나 따져 보지 않았기 때문에 잘 알 수 없으나 겉으로만 보더러도 벌써 틀렸습니다.

산에 나무 한 포기 가꿀 줄 모르고 부락 주변에 하천이나 제방이 허물어져 있어도 그 지방 주민 자체가 보수를 하고 내 고장을 알뜰하게 다듬는다는 정신도 없고, 자기집 담이 허물어져도 고칠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들에 나가서 일을 하느라고 바빠서 미쳐 손이 안 돌아가서 그런 것도 아닐 것입니다. 들에 나가 일하는 농민이 한 사람도 없다면 필연 집에 들어 앉아 있을 게 아닙니까,

들에 나가 할 일이 없으면 농민들은 집을 고친다든지, 담을 고친다든지, 마당을 가꾼다든지, 퇴비장을 만든다든지, 그래도 여유가 생기면 나무라도 한 포기 심고 새로운 정서를 가꾸기 위한 꽃을 심는다든지, 이런 일을 해야 될텐데, 전연 침체 상태에 빠져있읍니다.

나는 농민만 나무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농촌 지도원, 면장, 면직원, 군수, 군직원, 그뿐 아니라 농촌 진흥원, 농어촌 개발 공사, 외국에서 나와 있는 기관, 국민 학교 교사 등 수없이 많은 기관과 사람들이 있고, 그 부락만 하더라도 고등 학교, 대학을 나온 청년이 얼마든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무얼 하고 있느냐 말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지역 사회 개발이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있기는 합니다만, 문제는 그 부락, 그 고장에 사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우리 고장을 어떻게 하면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들까 하는 노력이나 열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살기 좋다는 건 산에 나무가 많고, 꽃나무가 많고 경치가 좋다는 것만으로는 안 될 것입니다. 우선 먹어야 되고 입어야 되겠지만, 좀 더 부지런히 일해서 사는 집도 깨끗이 하고, 결국 거기서 소득도 더 많이 올리도록 하고, 동시에 산이나 하천의 환경도 정리하고 경지도 정리하고 도로도 닦고, 더 여유가 생기면 부락 공동의 오락이나 교양 시설을 만든다든지 이런걸 그 고장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연구하고, 찬반 의견이 있겠지만 모두 같이 일을 하자고 이끌어 나가며, 사람들의 의욕을 북돋우도록 해서 이러이러 하면 우리 고장도 잘 살 수있다, 이웃에 어느 부락은 벌써 이렇게 하고 있지 않느냐, 이 정도는 우리가 하고, 이 정도는 우리 부락의 힘만으로는 안 되니까 정부에 도와 달라 요청을 하자, 이런 의욕이 밑에서 끓어 오르면 그 농촌은 불과2, 3년 이내에 전부 일어설 수 있읍니다.

현지 주민들의 그런 자발적인 의욕이 우러나지 않는 농촌은 5천년이 가도 일어나지 못하고 현 상태와 같은 생활을 반복할 것입니다.

의욕이 밑에서 용솟음치고 지도자 특히 젊은 사람들이 해 보겠다는 의욕을 갖고 나서면 정부에서 조금만 도와줘도 2, 3년이면 다 일어납니다.

부락민들끼리 협력해서 훌륭한 업적을 쌓아올린 농촌이 여기저기 많이 있기는 합니다만, 한국 농촌이 전반적으로 못 사는 것은 그런 지도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지에 있는 일선 행정 책임자들이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즉, 그 지방에서 지도급에 속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지도하고 권장해서, 그 사람들이 눈을 뜨고 자기들이 모여 앉아서 계획을 짜내고 연구를 하고 자기들이 할 일, 도 국가에서 도움을 받을 일을 구분해서 일해 나가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역시 우리 공무원들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농촌에 들어가면 부락마다 향토 예비군이 조직되어 있읍니다. 이 향토 예비군을 중심으로 이런 일을 해 보는 것이 좋겠는데, 그것도 처음부터 큰 단위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사업은 한동네 힘으로는 안 되니까 근처에 있는 몇 개 부락이 같이 협조해서 하자는 분위기가 자연적으로 조성되면 모르되, 처음 시작은 부락 단위가 좋겠읍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 공무원,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 회사에 나가는 사람, 서비스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 등등이 모여서 조직되어 있는 것이 예비군인데, 그 사람들이 바쁜 시기를 피해서 가을이나 봄 같은 때에, 우리 고장에 들어가자면 자동차가 들어올 길도 없어 마을 십리 밖에서 짐을 나르자면 지게로 져야 하는 이런 고장이 발전하겠느냐, 내년에는 우리 힘으로 길을 닦자, 들어오는 데 다리를 하나 놓아야 하는데, 이것은 우리 힘으로 할 수 없으니 군이나 도에다 지원 요청을 해 보자, 나머지는 우리 힘으로 하자, 뒷산이 나무 하나 없이 뻘건데 내년 봄에 식수 주간에 마을 사람들이 총동원해서 이러이러한 나무를 심어서 몇 년 내에 우리 마을을 푸른 마을로 만들어 보자.. 그런 계획을 가지고 군을 거치고 도에 올려 도지사 심사를 거쳤을 때 그 사업 자체가 대단히 좋고 현지 주민이나 향토 예비군의 의욕이 대단히 왕성하고 또 자기들 부담이 대부분이고 지방 정부나 중앙 정부에 대해서 도와 달라는 부분이 비교적 적은 사업이면 국가가 점차 이걸 도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입니다.

노임이나 재료비 등을 합쳐서 100만원이 드는 사업인데 80만원 내지 90만원을 우리 노력으로 하겠다, 20만원만 더 달라, 20만원은 다리를 놓는데 드는 시멘트 몇 부대 값이니, 그것만 도와 달라, 그러면 나머지는 우리가 하겠다든지 혹은 산에 나무를 심겠는데 다른 건 우리가 전부 할 테니, 묘목 값이나 배수로를 만드는 데 공작물 같은 것만 도와달라는 경우에, 중앙에서 자꾸 도와주면 도처에 모범적인 부락이 생기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그것도 겉치레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급적이면 생산과 직결되는 일을 권장하는게 좋겠읍니다. 정부가 금년 예산에서 특별 교부금으로 한 30억원을 각 도에다 나누어주었는데, 내년쯤 가면 특별 교부금도 더 많아질 겁니다. 도지사는 그 중에서 몇 천만원 정도는 그런 사업에 쓸 수 있도록 하되, 그 대신 심사를 철저히 해 가지고 가장 의욕적이고 가장 효과가 큰 좋은 것 몇 개만 골라서 지원 육성하고, 한 일년 후에 가서 다시 심사를 해서 그 중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잘한 부락에는 도지사가 상금을 한 100만원씩 주는 방법도 좋겠읍니다. 그러면, 그 부락은 그 돈을 가지고 도 다른 사업을 해 나가도록 해서 이런 부락을 점차 늘려가는 운동을 우리가 앞으로 추진해 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그 운동을 『새마을 가꾸기 운동』이라고 해도 좋고 『알뜰한 마을 만들기』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정부에서 이런 안이 나오지 않더라도 지사나 군수들이 시, 군 자체 예산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중앙과 직접 관련 없더러도 권장해 나가면 우리 농촌이 앞으로 몇 년 내에는 산에 나무도 푸르러지고 부락이 전부 아담하게 가꾸어지고 농사를 지어도 보다 더 알뜰히 농사를 짓고 같은 농사를 지어도 동네 사람들이 모여 앉아 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을 심도록 하자, 또 우리 마을 근처로 고속 도로가 나니까 어떻게 이용하면 되겠느냐, 금년부터는 고등 소채를 하자...... 이런 식으로 자기들이 연구하고 아이디어를 자내고 계획을 세우고 하는 분위기를 점차 불어 넣어야겠읍니다. 이런 것이 제대로 잘 되는 농촌은 빠른 시일 내에 일어납니다. 그저 앉아서 못 사는 게 팔자 소관이라고 한탄하고 나아가서는 정부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아서 못 산다고 원망이나 하고 자기가 못 사는 게 남에게 책임이나 있는 것처럼 불평이나 하는 농민들은 몇 백년 가도 일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의욕이 없는 사람한테 도와줘 보았자 돈만 낭비될 뿐입니다. 아주 의욕이 왕성한 부락이 도처에 자꾸 늘어나고 처음에는 숫자가 적다가 몇 해 후에 가면 대부분 그런 동네가 되고 아주 게으른 사람들만 모여 하는 동네만이 낙후되어 보기 싫은 동제가 가끔 보일 정도로 거꾸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중앙에서도 지금 이런 연구를 하고 있지만 지사들도 한 번 연구를 해보는 게 좋겠읍니다.

모범적인 부락도 여러 군데 있는데 특히 경산, 청도 같은 데를 한 번 보십시오. 그리고 천안, 대전 부근에 있는 뻘건 농촌하고 비교를 해 보십시오. 같은 농촌인데 왜 이렇게 달라지겠습니까,

그 다음 도 한가지 이 기회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여러분들이 예산을 써서 하는 건설 공사에 대한 사전 사후 감독을 좀 더 철저히 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서울시의 시민 아파트 붕괴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에 하는 얘기가 아니라 건설 공사에 대해서는 잡음이 있었읍니다.

도로 공사라든지 교량, 농업 용수 개발, 저수지, 집수 암거, 양수장 시설, 기타 지방 공공 시설, 시민 아파트, 이런 여러 가지 사업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 사업들을 아주 말단의 계급이 낮은 공무원들이 다루고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그러자, 사전의 설계나 시공, 시공이 끝난 뒤의 준공 검사가 불실해지거나, 또 정당히 써야 할 자재가 안 들어가고 유용이 된다거나, 설계가 엉터리가 되어서 얼마 가지 못하고 허물어져 버린다거나, 이런 일이 없게끔 각별히 유의하고, 특히 모든 사업이 마찬가지입니다만 가가 지방 도시에 도시민들 주택난 해결을 위해서 아파트를 짓고 있는데, 이 아파트만은 이에 대한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하겠읍니다. 왜냐하면, 교량 같은 건 다리 한 쪽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교통 제한을 하고 보수를 하면 되지만 아파트 같은 건 사람이 수백명 들어 살고 있는데, 만약에 한쪽이 잘못되어 허물어져 버린다, 사람이 죽는다 하면 중대한 문제입니다.

서민 아파트 건립에 대해서 지하나 시장들이, 집은 많이 지어야겠고 예산은 적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예산을 아끼느라고 불실한 업자들한테 맡겼다가는 사고가 나기 쉽다는 것을 여러분이 명심하시고 잘 감독해 주기 바랍니다.

화재도 예년보다 몇 십배 늘어났는데, 이건 아마 봄철이 되면 야외로 소풍나가는 사람들이 담배불이나 음식을 해먹고 난 불을 잘 끄지 않고 그냥 돌아가서 일어나지 않은개 생각합니다. 나무를 심어서 보기 좋은 나무가 되자면 적어도 15년 내지 20년이 되는데, 사람들이 담배 꽁초 하나 떨어뜨려서 몇 백 정도 태워 버리면 다시 복구하자면 몇 십년이나 걸리게 됩니다. 이것 역시 학교 교육은 물론 신문, 라디오 등 매스콤까지 다 동원해 주민들에게 계몽을 잘 해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그와 동시에 내가 지방에 출장가다 보면 산에 있는 진달래를 국민 학교 아이들이 한아름씩 안고 오는데, 문교부 장관은 교육감들한테 얘기해서 국민 학교서부터 중.고등 학생에게까지 교육을 시키는 게 좋겠어요.

일본서 온 사람들이 얘기하는 걸 들은 일이 있는데, 일본에도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계절이 되면 진달래 등 꽃이 많지만 소풍 다니는 사람이 나무 하나, 꽃 하나 꺾어 가지고 다니는 사람 구경할래야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도 교육하면 된다고 봅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진달래를 뜯어서 먹기도 하고 시골서는 떡도 해 먹는 버릇이 있지만 교육하면 시정된다고 봅니다.

일본 사람들이 최근에 가장 골치를 앓고 있던 게 있는데, 생활 수준이 높아져서 검을 많이 씹는다는 겁니다. 이걸 씹고 나서 아무데나 버려서 아주 골치를 앓았답니다.

검을 씹고 나서 쌌던 종이에 다시 싸서 쓰레기통에 넣어야 하는데, 아무데나 던져서 다른 사람들이 밟으면 쩍쩍 붙어다니게 한다든지, 벽에다 붙여 버린다든지 하는 버릇이 일본 사람들에게도 있는 모양인데, 이걸 고치느라고 매스콤이다, 학교 교육이다, 여러 가지 방법을 써서 한 1년 이상 걸려서 시정이 됐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도 산에 가서 담배불을 버려선 안 된다, 음식을 먹고 지저분한 걸 버려선 안 된다, 소풍을 가서 꽃을 꺾어선 안 된다 하고 한 두 번 얘기해 가지고선 안 될 것입니다.

상당 시일이 걸려서 교육해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단속과 교육이 병행되어야 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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