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시사매거진 2580 특별 대담 말씀 | |||||
| 연설일자 | 2004.09.05 | 대통령 | 노무현 | 연설장소 | 국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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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형 | 기타 | 출처 | 원문보기 | ||
| 엄기영● 귀한 시간 주셔서 고맙습니다. 대통령● 예, 저도 사합니다. 2580 이 프로그램은 많은 국민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고 나도 아주 좋아하고 자주 보는 알찬 프로그램입니다. 이 좋은 프로그램에 나와서 또 국민들과 함께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엄기영● 얼마 전에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했습니다. 이것을 신호탄으로 소득세도 낮추고 재정도 확대하는 경기부양을 위한 그런 조치들이 잇따라 당정에서 발표가 됐는데요. 그만큼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할 텐데요. 지금 대통령께서는 우리 경제를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대통령● 어렵죠. 소비가 살아나지 않아서 어렵고, 서민들이 특별히 어렵습니다. 기업 중에는 중소기업들이 어렵구요. 노동자들 중에서는 비정규직이 어렵고 그러니까 특별히 그 어려운 계층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가 하나 질문을 드려보고 싶은데요. 올해 우리가 한 5.2% 정도 성장 할 거라고 합니다. 거의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요. 이 정도 성장을 하면 우리가 OECD 30개국 중에서 몇 위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한다고 보십니까, 엄기영● 상당히 상위그룹 같은데요. 대통령● 상위지요. 대개 OECD 전체 중에서도 특히 한국이 성장률에서는 거의 1위가 될 것입니다. 작년도는 우리가 3.1% 성장했는데 이것은 OECD 국가 중에서 5위로 발표됐는데 그 뒤에 이탈리아 통계가 나오고 이렇게 해서 우리가 7위 정도지요. 그리고 2002년에는 2위를 했구요. 2001년도 역시 1위입니다. 그 당시는 아시아 여러 경쟁국가 중에서도 한국이 최고였습니다. 2001년 3.8%였는데 그때도 우리 경제가 다 죽는다고 굉장히 아우성이 컸습니다. 특히 언론의 제목을 보면 곧 경제가 가라앉고 파탄으로 가라앉을 것처럼 계속 보도가 됐습니다. 그래서 2001년도에 소비진작을 위해서 무리하게 부동산 규제들을 다 풀고 시스템을 바꿔버렸습니다. 그리고 카드가 아주 남발되도록, 결과적으로 방치해 버린 것이죠. 2002년도에 우리가 7%성장을 했는데 이것이 무리한 성장이었습니다. 주로 내수 기반의 성장이었는데, 우리가 운동을 너무 심하게 하고 나면 몸살이 나서 며칠 앓아 드러눕듯이 체력을 너무 많이 소모해 버린 거죠. 그것이 2003년에 우리의 3.1%성장입니다. 그리고 올해 어려움이죠. 그래서 우리가 경제를 볼 때는 신호를 정확하게 읽어야 됩니다. 그리고 국민들이 경제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어야 됩니다. 그래야 무리한 정책이 나오지 않습니다. 내가 위기냐 아니냐를 놓고 위기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에게 반론을 제기하는 이유는 책임을 안 지겠다는 것이 아니라 진단이 정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직 39도가 되지 않았는데 해열제를 자꾸 놓는 것과 마찬가지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결국 여론을 거역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것 때문에 우리가 전체적으로 경제의 성장률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꼭 짚고 넘어가야 됩니다. 따라서 경기부양책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됩니다. 부양책을 쓰더라도 반드시 서민경제, 서민소비, 서민들의 일자리 이런 쪽에 집중해서 해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요구되고 있는 많은 정책들은 그렇지 않은 정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걱정을 좀 하고 있는 것이지요. 김은혜● 대통령께서 평소 서민생활의 안정과 복지를 많이 강조해 오셨는데, 최근 소득세나 특소세 폐지 정책을 보면 서민생활 서민경제와는 좀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물가는 오르고 실업률도 꽤 올라서 서민들 참 살기 힘들어졌다는 얘기를 많이하는데요. 말씀하신 서민 경제 살리기 위한 복안을 가지고 계신지요. 대통령● 복안은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시간이 좀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단기정책은 단기정책대로 하고 장기적으로 서민경제도 함께 살릴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우리 경제가 제일 문제인 것은 전체적인 성장률의 문제가 아니라 격차의 문제입니다. 기술 격차, 정보의 격차, 그것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로 벌어져 있고, 노동자들 사이의 급여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너무 차이가 많이 나고,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차이가 많이 나지요. 이런 것은 단기적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고 장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이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하는 겁니다.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꾸 경기부양책만 자꾸 얘기를 하고 심지어는 부동산정책에 대해서도 자꾸만 그것을 좀 부양책으로 가야 된다는 쪽으로 계속해서 압력이 있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하여튼 우리가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엄기영● 사람들 만나다 보게 되면 요즘 경기 어려워서 힘들어서 못 살겠다는 얘기가 후렴구처럼 들어가게 됩니다. 경제회복 처방이랄까, 경제운영의 큰 틀을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대통령● 단기적으로 재정정책, 금리정책 또 조세정책을 함께 쓰지요. 우리가 5.2% 수준의 성장을 가지고 있음에도 왜 쓰느냐 하면, 내수를 진작시키기 위해서 쓰는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수출은 좋은데 내수가 워낙 나쁘거든요. 작년, 올해 추경 대 재정지출을 하고, 돈들이 대부분 다 서민들에게 가도록 하고 있지요. 그 다음에 특소세 같이 왜 소비재 세금을 낮추느냐, 전체적으로 경기를 진작시키는 데 이 부문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부문의 소비가 일어나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경기를 유지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서민들에게 직접 가지는 않지만, 경기가 나쁠 때 가장 손해 보는 사람은 서민들입니다. 언제나 경기가 한꺼번에 나빠질 대 제일 먼저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서민들이고, 경기가 좋아질 때는 잘되는 사람들이 먼저 이득을 많이 보고, 서민들은 이득을 조금 보게 되는 경제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의 변동이 심하지 않게 유지해 나가는 것은 서민경제에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또 한 가지는 일하는 사람 100명 중에 35명이 자영업자들입니다. 미국은 이 비율이 100명 중에 8명 정도입니다. 우리는 35명이고요. 일본이 15명 정도입니다. 이 사람들은 쉽게 말해서 장사하는 사람들인데 경기를 가장 많이 타는 계층들이죠. 경기가 나빠지면 이 계층들이 어렵기 때문에 이제는 그 차상위계층들이 돈을 좀 쓸 수 있게 해 주어야 됩니다. 그래서 PDP 텔레비전이라든지 냉장고 또는 골프채 등등을 풀어 주는 것이지요. 그런 것이 소비의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에서 그렇게 푸는 것입니다. 엄기영● 앞서 잠깐 부동산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지금 바깥에서는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과연 이 기조를 끝까지 가져갈 수 있겠는가 노려보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투기지역 좀 해제하고 규제조치를 완화하는 듯이 비쳐지면 집값이 막 움직이고 투기바람이 생깁니다. 아직 집 없는 50% 가까운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진 분도 계십니다. 대통령● 집값은 현재 수준에서 안정시키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가장 이상적으로 얘기하면 금리수준, 물가수준으로 따라 오르게 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고 봐야 되겠죠. 그러나 전체적으로 집이 좀 고평가되었고 거품이 들어 있다고 봐서 물가만큼 따라 오르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정도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나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일반 다른 물가 수준이나 금리 수준 그 이상으로는 절대 올라가지 못하게 묶는다는 것이 확고한 방침입니다. 저는 이런 중요한 정책은 그냥 전체적으로 맡겨만 놓고 지시만 하지 않습니다. 정책 하나하나를 놓고 제가 일일이 챙깁니다. 다른 정책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부동산에 관한 한 하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챙깁니다. 그러나 부동산값이 내리게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부동산값이 내리면 우선 부동산 잡고 돈 빌려준 금융이 부실해지게 되고, 그 다음에 작은 집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상실감이 커집니다. 그리고 이사를 가고 싶은 사람들도 엄두를 못 내게 되고, 그래서 부동산 뿐만 아니라 경기 자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를 안정되게 유지해 가자면 부동산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경기 과열지구를 지정했다가도 필요가 없어지면 즉시 해제해 주는 신속하고도 유연한 정책을 구사하고 잇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보유세를 올립니다. 제산세, 토지나 건물의 보유세를 올려서 투기목적으로 부동산을 오래 보유하지 않도록 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여러 가지 수단으로 일단 묶어 놓고 보유세 제도를 하나씩 고쳐 나가고 있습니다. 김은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조세,금리,재정 정책을 들어보면 사실 성장과 분배 어느 하나 소홀한 게 있겠습니까, 그런데 최근 정부 정책이 성장에 좀 더 비중을 두는 기조의 변화가 눈에 띄는 것 같은데요. 대통령● 성장 쪽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성장에 관해서는 굉장히 역점을 두어서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경제가 성장하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할 때 제일 어려운 사람들이 역시 서민들입니다. 그래서 기업이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죠. 그래서 어느 정부라도 기업의 활력을 죽이는 정책은 할 수도 없고 또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성장정책은 한시도 놓치지 않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경기부양책을 무리하게 써서 후유증을 남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1989년도에 우리가 증권시장의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 2조 7천억원을 증시다 풀어버리고 그 다음에 경기부양책을 계속 쓴 결과, 1990년도에 집값이 엄청나게 올라서 많은 사람들이 자살하는 사태가 생겼습니다. 경제가 무리한 부양책 이후에 매번 심각하게 나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정책을 안 쓴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강력한 성장정책을 쓰고 있지만, 그 효과는 참여정부 말년 또는 다음 정부에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혁신, 인재양성,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상식이 통하는 원칙 있는 사회, 시계적으로 개방된 경제체제, 이런 큰 틀을 차근차근 다듬어 나가야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장에 대해서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은혜● 무리한 정책을 쓰지 않는 선에서 장기적인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분배보다는 성장정책에 좀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해석해도 되는지요, 대통령● 분배보다는, 이렇게 말씀하시면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성장과 분배는 선순환의 관계로 가야 합니다. 분배는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시장에서 일차적으로 일어납니다. 정부가 세금을 거두어서 나누어 주는 것은 재분배입니다. 재분배로 일차적 분배를 시정할 수 있는 것은 상당히 한계가 있습니다. 세금 거두는 데도 한계가 있고 주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인재가 양성되고 기술이 혁신되어 서민층, 청년 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술이나 직업능력이 높아졌을 때 분배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올바른 성장정책이고 아울러 분배까지 해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해야되는 재분배에 관한 복지지출은 아주 빠른 속도로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김은혜● 말씀하신 성장동력 외에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자가 참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그런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현재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좀 떨어져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라든지, 아니면 이념적인 불확실성 혹은 반기업 정서 때문에 투자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통령● 우선 반기업 정서부터 얘기를 좀 하지요. 저는 근거 없는 얘기라고 생각하고요, 또 설사 국민들 사이에 반기업 정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나 정부가 반기업 정서를 만들었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제가 취임하고 난 뒤에 그동안 전경련 행사 있을 때마다 가서 격려해주고 기업하기 좋게 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따로 초청도 하고 여러 차례 그런 일 있었지 않습니까, 거기에 끼지 못하는 국민이 봐서는 너무 대기업 총수들만 깍듯이 챙기는 것 아니냐고 섭섭해하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반기업 정서를 정부가 만든다고 하면 그건 매우 불공평합니다. 또 하나는 이념적인 성향인데, 어제 경제보좌관을 만나 저녁을 먹는데 자꾸 그 얘기를 해서 이 정부가 들어서서 친노동자 정책을 내놓은 거 있으면 한번 내놔 봐라, 기업들에게 불리한 정책을 만든 거 있으면 한 번 내놔 봐라, 그러니까 소위 좌파적 정책이 있거든 내놔 봐라 했는데, 그게 별로 없어요. 일관성의 문제라는 것은 보기 나름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역대 정부 중에서 큰 흐름에 있어서 가장 일관성을 가지고 있는 정부라고 감히 자신합니다. 작은 정책 하나하나는 그때그때 계획을 세웠다가도 저항에 부닥치면 한 발 물러나거나 또 우회해 가기도 하는 우여곡절을 겪게 되어 있습니다. 아파트 분양가 공개문제에 관해서도 나는 비공개가 소신이지만 역시 정당의 의견을 존중하다 보니까 부분적으로 공개하는 쪽으로 가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정책이라는 것은 일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타협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융통성 있는 조화라고 봐야지요. 전체적으로 정부가 일관성이 없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총수가 마음만 먹으면 참모들이 반대해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주주들이 전부 지켜보고 소송하고 합니다. 기업하는 사람들한테 불편한 제도를 참여정부 와서 만든 것이 하나 있다면, 집단소송제입니다. 분식회계나 주가조작으로 처벌받을 때 범죄행위에 대해서만 책임지는 수준의 집단소송제가 만들어진 것이거든요. 그리고 고쳐 달라고 하는 출자총액제한제도 안 고쳐 주었는데, 그것 때문에 투자 안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기관 연구에서도 나와있는 것입니다. 결국 경제상황이 바뀌니까 여러 가지로 불안하고 불편합니다. 그 심기가 서민들은 서민들대로, 도 경제를 이끌고 있는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불편한 얘기들을 정부에 계속하는 것이지요. 정부가 필요해서 유지하는 규제도 그분들에게는 불편한 것이 있습니다. 국민 여론이 경제가 어렵다고 정부를 몰아 붙일 때, 정부로 하여금 그 정책에서 굴복하게 만들어야 되는 것이거든요.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업가들이 경제가 어렵고 정부가 코너로 몰렸을 때 자기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받아내는 것이니까요. 이런 석을 잘 가려 보는 우리 여론기능이 중요한 것이지요. 엄기영● 노사문제도 우리 경제 수준으로 봐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직도 우리 노와 사는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역점을 두고 계시는 노,사,정 대타협은 기대해도 좋을까요, 대통령● 노,사,정 대타협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좀더 노력을 해 봐야겠습니다. 그러나 대타협이 되든 아니 되든 전반적으로 노사관계는 좀 더 안정되어 갈 것으로 봅니다. 또 반드시 안정되어야 합니다. 지금 노사관계가 잘되고 협력이 잘 되는 기업들은 대체로 성공하고 있습니다. 협력이 안되는 기업들은 아주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그래서 화합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반드시 건설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기로는 노동자들이 너무 강경하고 전투적이다, 요구가 지나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저는 사실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다수를 점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노동자들은 아직도 강경하다고 보기 어렵고, 또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절대 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경해 보이고 지나쳐 보이는 것은 몇몇 대기업들의 강한 노동조합이 그야말로 강경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투쟁하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 데에는 나름대로 역사적인 이유가 있지요. 그런 부분도 근래에 와서는 점차 스스로 한 발씩 절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은혜● 요즘 과거사 문제가 현안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도 평가해야 된다고 말씀하신 바 있는데요, 과거사 문제로 국가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지만 과거사 규명에 역점을 두시는 이유를 좀 듣고 싶습니다. 대통령● 우선 질문 중에 글자 하나를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말하자면 좌파적 계열의 독립운동도 평가해야 된다가 아니고, 정확하게 얘기하면 그것도 사실을 자로 조사하고 밝혀야 한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도 좌파라고 얘기하지 않고 좌우 이념 대립 속에서 독립운동사에 묻혀져 있는 한 부분이 있다, 그 부분도 앞으로 발굴되어야 할 것이다, 또는 공개해야 한다, 이런 수준이죠. 평가라는 것은 좋게 본다는 뜻으로 되는데, 평가는 아닙니다. 역사는 사실대로 진실대로 우리가 밝히고, 그리고 후손들이 그 바른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배우게 해야 됩니다. 역사라는 것은 우리에게 미래를 안내해 주는 교과서라고 봐야 됩니다. 지금 과가서 얘기하니까 거북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분들도 역사는 배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거짓말 역사를 만들어서 후손들에게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역사는 내가 긴 설명을 할 필요 없이 그대로 밝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국가는 국민들에게 많은 의무를 요구합니다. 세금도 내라, 때로는 군대도 나와라, 총 들고 싸우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많은 질서를 만들고 복종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근대 이후에는 모든 사고방식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그것이 국가의 목표에 부합하느냐를 가지고 해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국가는 가치판단의 기준이죠. 엄청난 존재입니다. 그래서 국가는 언제나 정당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믿음을 주어야 하고 또 실제로 그것을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국가의 도덕적 정당성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회에서 국민들은 도덕적으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국가를 신뢰하고 정직하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매우 중요한 문제거든요. 그래서 국가가 저지른 과오는 더욱 철저히 밝혀야 합니다. 더욱 철저히 밝혀서 국민들 앞에 사죄할 건 사죄하고 앞으로 부도덕한 범죄는 다시 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할 때라야 그 국가가 비로 바로 갈 수 있고, 국민들이 비로소 그 국가 목표에 동참하고 열심히 노력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성공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국가의 도덕적 신뢰를 바로 세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역사의 진실을 밝혀 나간다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죠. 엄기영● 내년이면 해방 60년이 되지 않습니까, 과거사 규명은 사실 진작에 이루어졌어야 되는데 지금 하려고 하니까, 또 정략적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게 되고 여론조사를 해 보면 과거사 규명은 좋은데, 지금 경제가 나쁘니까 적절한 시기가 아니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대통령● 그렇게 해서 미루죠, 과거의 독재정권들이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억압할 때 자주 써 왔던 것이 사회혼란, 국가안보, 그리고 경제개발, 그런 얘기였습니다. 1980년대 내내 경제혼란, 그랬습니다. 지나고보면 1986년 11% 성장했습니다. 어렵더라도 해야 할 때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어려우니까 초등학교 취학연령이 된 아이를 경제 좋아지면 가자, 그래서 2년, 3년 늦추어서 열한 살 돼서 초등학교 보내야 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다 제때 학교 보내고 할 일 해도 다 잘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어리석다고 생각하면 그건 참 잘못입니다. 여론이 그렇게 가는 것은 국민의 짜증스러움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야 됩니다. 당장 과거사 조사해서 돈 생기는 거 아니고, 시끄럽기만 하고 짜증스럽기만 하니까 시끄럽다, 조용히 해라,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정치인들 당신들이 한다는 게 좀 믿기 어렵다, 순수성이 의심스럽다, 이런 것인데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순수성이 의심스럽다 안 의심스럽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그 일이 해야 될 일이냐 안 해야 될 일이냐, 해야 될 일이면 의심스러운 사람이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의심스럽지 않은 사람이 언제 나타나겠습니까, 앞으로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하는 사람이 나왔을 때 그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믿을 만하다는 사람이 언제 나오겠습니까, 언제나 사회는 서로 생각을 달리하고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서로 갈등하게 되어 있습니다. 차제에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김은혜● 남북관계에 대해서 여쭈어 보겠습니다. 최근의 남북관계가 좀 냉랭해진 것 같은데요. 탈북자 대거입국 이후에 시작해서 4차 6자회담 전망도 그리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앞으로 남북관계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고, 혹시 남북간의 민족적 공조나 아니면 국제적 공조 중에서 어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계시는지요, 대통령● 마지막 질문부터 먼저 말씀을 드리죠. 민족공조나 국제공조라는 것을 배타적인 것으로 보거나 그 중에 하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그 두 개는 어느 것도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다 가치 있는 일입니다. 결국 국제관계도 주로 한,미 관계, 한,일 관계지 않습니까, 한,미 관계를 우리가 서로 불신하거나 적대하는 관계로 만들어놓고 남북문제, 민족문제가 잘 풀릴 수 없고요, 그 다음에 남북문제를 평화적으로, 우호적으로 잘 풀어가지 않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국제질서가 원만하게 돌아가리라고 예측할 수도 없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한,미 관계도 그렇게 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두 개 다 함께 살려가야 한다, 두 개를 조화시켜 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어려움입니다. 당분간 6자회담은 바르게 진전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당분간 6자 회담은 더디게 갈 것입니다. 어느 나라도 선거 앞두고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나라도 없거니와 또 선거를 앞둔 상대방하고 협상을 끝내려고 하는 일들도 잘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있는 동안은 문제가 좀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평화적으로 대화를 통해서 해결될 것입니다. 북한도 개혁과 개방을 확실한 방향으로 이미 결정하고 돌이킬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돌이킬 수 없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우리 한국도 상당히 많은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여러 환경요인들이 겹쳐서 북한은 개혁,개방의 길로 확실히 들어섰고 미국도 이제 확실히 대화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북한이 처음에는 주로 무력행사에 의지할 것처럼 가다가 그 다음에 평화적 해결이라고만 얘기했지 대화라고는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평화적 해결이라고 쭉 가다가 마침내 대화로써 해결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에 작년 APEC 때 미국도 한국 정부가 남북간 교류를 점점 더 발전시키는 것은 결국 북핵문제 해결에 해롭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이제는 대화 아니고 돌아설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모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타협을 하는데 우리가 흥정을 해보지만, 마지막까지 한 푼이라도 더 깎으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관계들이 남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엄기영● 미국과의 관계를 여쭈어 보겠습니다. 주한미군 1개 여단을 이라크에 차출했고, 주한미군 자체를 감축하기로 발표가 되었습니다. 물론 미국의 해외주둔군 재배치라고 하는 큰 틀에서 이루어지는 거싱라고 합니다만 한,미 동맹관계의 지금까지 과정에서 보면 과거에는 없었던 일이거든요. 그래서 이게 뭔가 크게 변하는 것 아닌가, 의구심을 갖는 분들이 많은데, 어떻습니까, 대통령● 주한미군 감축,재배치는 미국 스스로의 전략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한국에게 나쁘지 않은 변화입니다. 한국도 너무 오래 남에게 기대어 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의지하는 것은 습관이 됩니다. 남의 보호를 받고 있으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역량을 키우지 않게 되거든요. 가장 위험하다는 최일선을 미군한테 의지하고, 또 유사시에 거의 전적으로 미군의 작전통제를 맡기고, 이런 체제로 한국이 그냥 가서는 안 됩니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미국이 변화를 제안했습니다. 이때 우리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굳이 그렇게 매달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그 다음에 노무현 정부가 마음에 안 들어서 빼는 거 아니냐는 정치적인 해석이죠. 그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한,미 관계가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달라진 것은, 한국 국민들의 변화에 대해서 미국이 상당히 놀라고 있습니다. 지난번 촛불시위를 보고 놀라고, 파병에 대해서도 놀라고, 한국 정부의 변화에 대해서도 약간은 놀라고 있고요. 한국 정부가 미국에 할 말을 좀 하는 편이죠. 그러니까 그것도 좀 새삼스럽고,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관계를 아주 심각하게 훼손하는 그런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전혀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해서 변화는 수용하고 미국도 약간씩은 놀라지만 크게 놀라지 않고 잘 조정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대로 한 5년, 10년 지나가면 한국은 미국과 적어도 국제사회에서 대등한, 그런 자주국가로서의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엄기영●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수락연설을 하면서 미국의 참전에 도와준 나라들을 일일이 다 거명하면서 유독 한국은 뺐습니다. 그래서 세번째로 우리가 군대를 많이 파견했는데, 미국이 뭔가 불편해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사람들이 합니다. 앞으로 한,미 동맹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설정이 돼야 된다는 구상을 하고 계신지요, 대통령● 미국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정치세력일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정치세력입니다. 강대국이지요. 앞으로 동북아시아에서 미국 스스로도 영향력 행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 동북아시아에서도 그것을 찬성하는 쪽이 많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동북아시아가 앞으로 필요한 것은 세력균형 상태니까요. 미국이 빠져 버리고 중국과 일본이 패권경쟁을 하는 그런 상태보다는 미국도 포함되고, 러시아도 포함되고, 한국도 당당하고 그런 가운데 세력균형 상태가 유지되면서 과거와 같은 동서 대치선을 해소시켜 나가야 된다는 것이지요. 미국은 중요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국제적인 관계에서 우방국가이고 또 동북아시아에 있어서의 세력균형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계로 가야 합니다. 또한 우리 한국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동맹국으로서 서로 협력해 나가는 국가로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봅니다. 김은혜● 국가보안법 문제를 여쭈어 보겠습니다. 최근에 인권위원회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한 바 있는데요, 대법원에서는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는 판결을 내렸고요. 헌법재판소에서는 일부 조항에 대한 합헌 판결을 내렸습니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어떠신지 듣고 싶습니다. 대통령● 국가보안법이 위헌이다 아니다, 해석이 갈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헌이든 아니든 또 악법은 악법일 수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을 가지고 법리적으로 자꾸 얘기를 할 것이 아니라 지난날 국가보안법이 우리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어떤 기능을 했는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대체로 국가를 위태롭게 한 사람들을 처벌한 것이 아니라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데 압도적으로 많이 쓰여 왔습니다. 말하자면 정권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법으로 많이 쓰여 왔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인권탄압이 있었고, 비인도적인 행위들이 저질러졌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한국의 부끄러운 역사의 일부분이고 지금은 쓸 수도 없는 독재시대의 낡은 유물입니다. 지금 우리 국민이 주인이 되는 국민주권시대, 인권존중의 시대로 간다고 하면서 그 낡은 유물은 폐기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칼집에 넣어서 박물관으로 보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어떻든 과거에 국가의 안정이란 이름으로 했던 일이지만 지금에 와서는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보안법을 너무 법리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역사의 결단으로 봐야죠. 다른 일반 형법이 있습니다. 형법이 있고 국가를 보위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항이 있으면 형법 몇 조항 고쳐서라도 국가보안법은 없애야 대한민국이 문명의 국가로 간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정도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엄기영● 신행정수도는 충남 연기,공주로 확정이 됐지 않습니까, 물론 법적인 절차로는 전혀 하자가 없습니다만, 국민들이 보기에 여론수렴 절차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생각을 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국민 설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대통령● 설득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열심히 하는데, 언론은 중립으로 공정하게 써 주시면 좋겠다는 희망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행정수도 건설문제는 대통령선거의 공약으로 나왔습니다. 찬반 논란을 꽤 뜨겁게 했습니다. 서울의 땅값이 내릴 것이냐 내리지 않을 것이냐, 비용이 얼마나 들 것이냐 많이 했습니다. 그 다음에 작년 연말에 국회 통과할 때도 토론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법이 세 가지였는데 한나라당에서 브레이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각 지방자치단체 단체장들이 전부 들고일어나서 상당히 많은 토론이 있었습니다. 그때 언론이 쟁점화하지 않았죠. 그 점도 인정해야 됩니다. 물론 그만큼 심각하지 않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합법적 절차로서는 다른 법들보다 신중하게 다루어졌습니다. 심지어 날치기한 법이 질서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일들이 한둘입니까, 이것은 날치기하지도 않았고 충분히 토론하고 야당이 다수당으로 했습니다. 이것이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위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행정수도는 옮겨야 할 만한 그런 정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던 문제 아닙니까, 많은 지식인들도 그렇게 말해 왔고, 박정희 대통령도 준비를 다 갖추었다가 돌아가셨지 않습니까, 그리고 저는 지금까지 정치를 하면서 왜 행정수도를 못 옮기고 있을까, 옮겨야 되는데 옮겨야 되는데, 이 생각을 한 번도 잊어본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수도권이 이대로 가면 사람이 살 수 없습니다. 서울의 공기가 아니지 않습니까, 서울의 교통이 아니지 않습니까, 돈만 많으면 그게 수도입니까, 사람이 살기 좋아야 수도 아니겠습니까, 집값, 이런 건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겁니까, 행정수도가 다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도 또 하나의 노력 아닙니까, 아주 중대한 노력입니다. 설득하겠습니다. 김은혜● 얼마 전에 대학입시제도 개선안이 발표됐습니다만, 여러번 바뀌는 제도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느끼는 불안과 우려는 여전한 것 같습니다. 교육정상화를 위한 대통령의 구상이 있으시면 좀 밝혀 주십시오. 대통령● 대학입시제도는 자꾸 바뀌어 왔습니다. 그런데 좋은 방향으로 잘되는 방향으로 바뀌어 왔습니다. 1994년도부터 문민정부에서 개혁위원회를 만들어서, 교육개혁안을 쭉 만들어서 1998년도 초 국민의 정부 들어설 때 개혁백서를 내서 이관을 했지요. 그것을 국민의 정부에서 여러 가지 토론과 검토를 거쳐 본 결과 그 안이 대체로 잘되어 있다고 보고 그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 안에 따라서 2002년 대입제도가 만들어진 것이거든요. 2002년 대입제도라는 것은 대학의 선택폭을 좀더 많이 넓히는 그런 방식으로 돼 있는 것인데, 그것 때문에 학력이 나빠졌다, ‘이해찬 세대’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건 잘된 변화고요. 이번에 발표한 2008년 입시는 한 발 더 나아간 것입니다. 이제는 수능을 과목별로 반영할 수 있게 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수능 전체를 등급화해서 수능만 가지고는 학생을 뽑을 수 없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수능만 가지고는 학생을 뽑을 수 없다면 무엇으로 뽑느냐, 학교 선생님이 채점한, 소위 내신을 반드시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결국 선생님한테 배우라는 뜻입니다. 공교육이 좀 좋아지게 집중되는 과정을 거쳐야 대학의 자체발전도 좋은 방향으로 갑니다. 그래서 갈지자로 왔다 갔다 바뀌는 것이 아니고 점차 교육의 다양성, 학교교육 창의성, 인성교육, 이런 것들을 높여 나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대문에 조금 자세히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과외열풍은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도저히 잠재울 수가 없을 것이다, 어느 정도는 낮출 수 있겠지만 잠재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이 미국까지 가서 과외를 유행시킨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이것은 높은 교육열과 경쟁의 열정이기 때문에 정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 더 시간이 흘러서 과외를 한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아니라, 과외하지 않고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성이 건강한 사람, 스스로 탐구하고 토론하는 창의적인 사고를 기른 사람이 유리한 시대로 가면 과외가 점차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김은혜● 무엇보다 과외 때문에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커졌거든요. 교육에 있어서의 불평등,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궁금하거든요. 대통령●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교에 갈 수 있고, 또 꼭 일류대학이 아니더라도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잇는 방향을 잡아서 열심히 노력해 가고 있습니다. 대학도 매우 다양하게 만들고 중등교육도 다양하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을 받기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가지 경제적 지원을 해서 교육을 계속 받을 수 있게 하고, 특히 이공계 쪽에는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교육비를 지원해서 교육의 기회를 골고루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려고 합니다. 지금 매우 발달한 방송과 인터넷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잘 활용해서 과외비 주지 않아도 뒤떨어지지 않는 그런 교육을 하고, 시험으로만 모든 것이 승부 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과외 안 해서 사회적 경쟁에서 낙오하는 일은 없도록 반드시 해 나가겠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그렇게 가고 있기 때문에 제 임기 이후에도 그렇게 갈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을 위해서 과외하는 것은 당장 포기하십시오. 적어도 지금 초등학생이라면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 그렇게 되도록 하겠습니다. 엄기영● 개혁의 속도에 대해서 여쭙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들, 또 지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지지한 사람들은 뭔가 개혁을 바라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개혁과제는 산적해 있는데, 이걸 추진해 가는 정부,여당의 자세가 뭔지 불안해 보이거든요. 일부 개혁입법은 후퇴하고 있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통령● 예를 들어 어느 것을 후퇴하는 걸로 보고 싶습니까, 엄기영● 사법,언론,경제,교육, 이런 쪽에서 다들 중요하게 내걸고 있는 것들이 멈칫멈칫 하고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 우리가 오랫동안 개혁이 너무 더디고 하다 보니까 개혁에 무슨 갈증 같은 것이 생겼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 한국의 개혁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고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개혁 속도는 아마 세계 어느 나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도 그 개혁의 속도를 감당하기 굉장히 어려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요. 그것이 어쩌면 우리 갈등일지도 모르고요. 저는 그래서 개혁이 더디다고 하는 데 대해서는 그렇게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일본만 해도 수십년간 사법개혁을 다루어 왔는데, 이번에는 될 것 같습니다. 언론개혁 얘기하는데, 언론이 어떻게 쓰느냐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언론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것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옛날에는 정치나 공직사회나 언론하고 적당하게 타협하려고 했습니다. 정부도 강자고 언론도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 강력한 사람들끼리 서로 타협하고 봐주고 하면 국민들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러니까 언론을 보면 말도 잘 못하고 기가 죽고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 정치권력과 언론의 서로 봐주기 같은 건 없죠, 완전히 없어져 버렸습니다. 지금 공무원들도 언론에 대고 봐 달라 소리 안 합니다. 그것에서부터 상호간에 주고받는 뒷거래가 전혀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엄청난 변화입니다. 언론에 관한 제도적인 입법이 바뀌어도, 국민들의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법을 백 번 바꾸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도개혁은 정당과 국회에서 좀 해 주기를 바라고, 제가 하는 일은 정부권력과 언론 사이에 서로 존중하고 각자 할 일을 하는 룰을 지켜 나가는 건전한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굉장히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김은혜● 분권형 국정운영을 여쭈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분권형 국정운영은 그동안 권력은 나누어질 수 없다는 정치불문율에 비하면 상당히 주목할 만한 것 같습니다. 이 같은 결심의 배경과 성공가능성은 얼마나 보고 계십니까, 대통령● 성공할 겁니다. 권력이 분산된 나라일수록 선진국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선진국일수록 권력은 많이 분산되어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원체 강하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이 막강한 것처럼 그렇게 보이는데, 미국의 정치 안에서 보면 미국 대통령이 그렇게 막강하지 않습니다. 정당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고, 당직을 임명할 수도 없고, 의회로부터 많은 견제를 받습니다. 의회의 많은 협력을 받지만 그것은 의회 자체의 판단, 대화와 협의에 의한 협력이지 명령에 의해서 되는 건 아닙니다. 우리 한국도 지금 그렇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전통적으로 당,정 협의를 통해서 정당이 정책을 주도해 갔던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대통령이 당을 지배하는 구조 속에서 결국 대통령의 권력이 유지되어 온 것입니다. 그러니까 총리 중심 국정운영이라는 것은 정당 중심 국정운영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물론 대통령이 주도해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만 대통령이 총리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넘기는 것은 국민들의 요구입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오랫동안 대통령의 일방적 권력을 보고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분권을 원했고, 또 거기에 맞추어서 우리가 공약했으니까 따라야 될 의무가 있습니다. 그 다음에 정당이 정치의 중심에 서서 책임지는 그런 정치로 가기 위해서 총리가 나서면 좋겠습니다. 그냥 이것 저것 다 덮어놓고 혼자 하는 것보다 둘이 나누어서 하면 더 많은 일을 더 신속하게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당장 정치적 관심사에서는 멀지만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 10년, 20년 이후를 내다보는 중요한 정책과제는 내가 챙겨 가겠다는 것입니다. 또 법적으로 내가 최고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처간에 뭔가 합의가 안 되고 그런 것이 있으면 도와 줄 수 있고, 이런 수준으로 가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국정이 굉장히 능률적으로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권력을 서로 분점하면서 조화롭게 조율해 갈 수 있는 사회는 그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는 것입니다. 비록 여당 내부이기는 하지만 각기 일을 나누어서 합리적으로 경쟁하고 협력해 나가는 관계를 만들어 내면 우리 정당문화나 정치문화를 한층 더 성숙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실험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성공되기를 원합니다. 엄기영● 장시간 고맙습니다. 대통령●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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