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매일신문 창간 50주년 특별회견(세계화는 창조적인 개혁)

매일신문 창간 50주년 특별회견(세계화는 창조적인 개혁)
연설일자	1996.03.01	대통령	김영삼	연설장소	국내
유형	기념사	출처	김영삼대통령연설문집 제4권 / 대통령비서실 원문보기
질 문 취임하신 지 3년이 지났습니다. 3년을 돌아보는 감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대통령 짧은 기간에 많은 일들이 추진됐고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다해왔습니다. 어려움과 불편함을 참고 많은 개혁이 무리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실로 감사드립니다. 잘못된 과거를 바로 잡음으로써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고 국민 대화합의 전기도 마련됐다고 봅니다. 질 문 대통령께서 늘 관심을 갖고 있는 대목이면서도 국민적 과제이기도 한 세계중심국가를 위한 작업의 성과와 앞으로의 추진 방법을 말씀해 주십시오. 대통령 우리의 과제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취를 기반으로 세계중심국가, 일류국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세계화입니다. 세계화는 창조적 개혁입니다. 지난 3년간의 변화와 개혁이 거둔 열매가 세계화를 위한 성과입니다. 올해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생활개혁을 중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또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질 문 통일에 대한 정부의 보다 확고한 비전을 밝혀 주시고 대북 쌀지원 등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을 밝혀 주십시오. 대통령 통일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며 이 기반 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넓혀감으로써 남북간 신뢰회복과 공동번영을 이룩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 7천만 민족의 자유의사에 의해 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국민적 합의이며 일관된 통일정책입니다. 남북간 신뢰회복을 위해 우리는 북한의 자세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대결노선을 버리고 화해와 협력의 자세를 보인다면 우리는 북한동포를 지원하고 협력을 추진할 것입니다. 질 문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대통령께서는 어떻게 전망하며 총선 이후의 정국 구상은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대통령 신한국당의 총재로서 총선에서 신한국당의 안정의석 확보는 무난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안정 속에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세력, 다음 세기를 준비하고 이끌어 갈 능력을 갖춘 정치세력은 신한국당뿐이라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봅니다. 총선 이후 정국운영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질 문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할거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인데 이를 극복할 구상이 있으신지요, 대통령 지역감정은 반드시 청산해야 할 국민적 과제입니다. 무엇보다 정치 지도자들이 지역감정을 정치에 이용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신한국당은 구시대적인 지역할거주의 정치와 스스로 차별화함으로써 이를 청산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질 문 총선을 앞두고 당내 중진들과 영입인사들까지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차기 대권후보에 대한 생각이나 복안은 어떻습니까, 대통령 시기적으로 때이른 이야깁니다. 우리 당에서는 개혁성과 도덕성 그리고 전문성을 갖추고 국민적 기대를 받고 있는 인물들이 많습니다. 대권후보 선출 방식은 물론 경선입니다. 질 문 이와 관련,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깜짝 놀랄 인물' 언급은 아직 유효합니까, 대통령 이 말은 놀랄 만큼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말이 와전됨으로써 비롯된 것입니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닙니다. 질 문 평소 갖고 계시는 차기 대권후보 자질에 관한 생각을 밝혀 주십시오. 대통령 대통령 후보는 투철한 국가관과 도덕성 그리고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역량을 갖추어야 하고 남북 대치상황을 고려할 때 강력한 지도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 문 '역사 바로 세우기'를 '나라 바로 세우기'로 명분을 높여가며 추진하는 배경을 설명해 주십시오. 대통령 취임 직후만 해도 역사에 맡기자는 것이 진심이었습니다. 과거 우리 정치가 너무 불행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전직 대통령 비자금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법과 정의를 세우기 위해서는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정경유착,부정부패,가치관의 전도 등 한국병의 현상들은 군사독재 권력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판단, 이 기회에 5ㆍ16 쿠데타나 12ㆍ12, 5ㆍ18처럼 민주주의를 짓밟고 국민의 자유를 박탈하고 국민 모두에게 고통을 준 군사쿠데타를 이 땅에서 영원히 몰아내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자니 불가피하게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을 법의 심판대에 올리게 됐습니다. 나는 이것이 '제2 건국'의 과업이라고 믿고 있고 국민들도 동참해야 한다고 봅니다. 질 문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일부에서는 사면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있습니다. 사면이 된다면 언제쯤 될까요, 대통령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질 문 역사에 어떤 대통령으로 남고 싶으십니까, 대통령 나라와 국민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뿐입니다. 질 문 기성세대는 모두 부정과 부패의 화신처럼 돼 버린 감이 있습니다. 윗사람에 대한 존경심이 없어진 사회의 병폐는 심각한 것인데, 이에 대한 치유책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 잘못된 역사를 감추어 둔다고 해서 미화가 되고 그 주인공들이 존경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 우리 가치관이 설 때 바른 미래가 열리고 존경받는 어른도 나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질 문 경제를 우려하는 국민이 많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우리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경제회생을 위한 복안은 있습니까, 대통령 금년에도 어렵지만 7%대의 안정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급격한 경기하락은 없을 것입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경기회생을 위한 어떤 대책도 마련하고 있지 않습 니다. 다만 경기양극화로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할 계획입니다. 질 문 올 한해 경제를 어떻게 운용할 생각이고 재임기간중 경제운용의 틀 은 어떤 것인지 밝혀 주시오. 대통령 금년에는 경제체질 강화를 통한 선진경제 기틀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물가는 4.5% 내외로 안정시키고 내년 이후에는 선진국형저물가 구조가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고 기술개발과 인력개발에 힘써 무한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경제력을 배양하는 데도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적극적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경영 여건을 개선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질 문 위천공단 지정 문제가 15대 총선에서 경남북의 대결양상으로 번져 신한국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통령 앞으로 정부가 면밀히 수질에 대한 영향과 지역균형발전 문제 등을 검토해서 처리할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특정사안을 문제삼아 이를 지역감정으로 비화하는 것은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런 잘못된 행태는 우리 스스로가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 문 미국,일본,중국은 최근 북한과 잦은 접촉을 벌이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등 동북아 역할 구도에 대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2천년대 한국 외교의 기본구상은 어떤 것입니까, 대통령 우리는 단기적으로 남북대화를 통해 상호불신을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시켜 실질적인 단계적 교류협력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신뢰구축을 바탕으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방법으로 평화통일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특히 동북아 안정이 평화에 기여함은 물론 지역협력의 활성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점을 주변국에게도 인식시켜야 합니다. 질 문 독도문제 등 배타적 경제수역(EEZ) 선포 문제와 관련한 대일 협상대책은 세워 놓고 있습니까, 대통령 독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이미 누차 밝힌 바와 같이 우리의 고유 영토이며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배타적 경제수역 선포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관계국과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질 문 북한체제가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갑작스런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의 대북정책도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통령 북한은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지구상에서 가장 불확실한 지역입니다. 정부는 북한 정세를 예의 주시하면서 철통같은 방위태세를 확립해 놓고 있으며 또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태에 대처하기 위하여 다각적인 대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