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온기 ::: 대통령기록관 NEWSLETTER

2015년 10월제4호

편집자의 글

기록제도과 신승렬 과장

안녕하셨습니까. 지난 봄호를 통해 처음으로 인사드렸던 신승렬 기록제도과장입니다. 봄호 발간 당시를 떠올려보면 제가 1월, 한겨울 추위가 한창이던 시기에 부임해서 업무 파악과 여러 현안에 바쁘다보니 봄의 향기를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고 지나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예년과 마찬가지로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이제는 가을의 느낌이 풍기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결국 온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대통령기록관이 있는 이곳 성남의 네 계절을 전부 경험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서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는 추세입니다. 이번호를 발간하고 얼마 지나 11월 중순 정도가 되면 대통령기록관에 와서 제가 맞는 두 번째 겨울이 오겠지요. 그런데 두 번째 겨을은 이제 익숙해지려고 하는 이곳 성남을 떠나 새로운 대통령 기록관 청사가 자리잡은 세종시에서 맞게 됩니다.

이번 호 기사에서도 다뤘듯이 저희 대통령기록관은 11월 20일자로 성남에서의 서울기록관 셋방살이(?)를 마감하고 세종시의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자리에, 우리나라 최초의 유리큐브 건물로 만들어진 단독청사를 갖고 업무를 개시하게 됩니다. 기사에 나온 사진에서 보시듯이 세종시의 랜드마크라는 별칭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멋진 청사입니다. 이미 현장 점검차원에서 자주 내려가서 보고 있지만, 외부는 물론 내부도 볼 때마다 정말 잘 지은 건물이라는 생각이 안들 수 없습니다.

몇 년 전 미국에서 보스턴에 위치한 케네디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시내를 벗어나 약 30여분을 달리니 호숫가에 위치한 웅장한 기념관이 저를 맞이했습니다. 전시관에서는 케네디 대통령의 역사적으로 중요한 업적들이 이뤄진 순간들- 예를 들면 쿠바 미사일 위기시 대통령 집무실의 토론장면-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었고, 옆에는 그 당시의 문서나 영상 기록들이 전시되면서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있었죠. 굉장히 부러웠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미국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 짧은 역사에서 기억되어야 할 중요한 순간들을 생생하게 학습하는 공간으로 이런 훌륭한 기념관들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저희 대통령기록관은 현재 총 4개 층으로 이뤄진 전시관의 내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마치는 대로 바로 전시관 연출사업 최종 보고회에 참석해야 합니다.(마음이 급하네요) 비록 개별 대통령의 전시관을 따로 만든 미국의 여건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대한민국 역사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그 중심에 있었던 대통령들의 생생한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전시관을 만들기 위해 저희 대통령기록관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잘 모르는 청소년들은 물론, 역사나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던 성인들에게도 유익한 역사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특히나 신생도시로 아직 문화적 인프라가 부족한 세종시에 세워진다는 의미는 적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진정한 명품 전시관이 될 수 있도록 잘 조성하려 합니다. 완공되면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방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