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신년사(찬란한 희망의 21세기를 향하여)
1999년 신년사(찬란한 희망의 21세기를 향하여)
연설일자 1999.01.01 대통령 김대중 연설장소 국내
유형 신년사 출처 김대중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 대통령비서실 원문보기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1999년 새해를 맞아, 국민 여러분 모두가 행복하시고 희망에 찬 새 출발을 힘차게 내딛으시기 바라마지 않습니 다.

1998년 한해 동안 우리 모두는 파산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 하고자 전력을 다해왔습니다. 이것은 견디기 힘든 엄청난 고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러분은 흔쾌히 참아내고 동참해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우리 모두는 환란을 이겨냈으며, 올해 부터는 우리 경제가 다시 성장의 방향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국내외의 밝은 전망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불경기나 실업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줄어든 것 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앞날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국민 여러분의 협력과 인내 그리 고 이대로는 결코 좌절할 수 없다는 굳은 각오와 노력의 소산이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998년은 절망과 불안속에 시작된 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수 많은 시련속에서도 기어이 민주주의를 실현시킨 우리 국민에게는 좌절이란 있을 수 없었습니다.

1998년 2월 25일을 기해서 이 땅에는 50년만에 처음으로 국민의 힘으로 이룩된 민주정권이 들어섰습니다. 이제 한국은 국민 스스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민주국가로서 국제사회로부터 존경과 찬사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영광은 고난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국민의 정 부'는 외환위기라는 전례없는 국난의 위기와 함께 출발했 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오랫동안 민주주의를 이루고자 했 던 그 열정과 각오로 경제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향한 공동의 깃발아래 국난을 힘차게 극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직이나 경기심체로 인한 견디기 힘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러분의 눈물겨운 협력과 동참이 이루어졌습니다. 금모으기운동을 비롯하여 실직가정돕기운동, 수재민 구호활동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4대개혁을 성공시켜 나라경제를 살리고야 말겠다는 일 념으로 금융, 기업, 공공부문 그리고 노동 등 모든 분야 에서 우리 국민은 자신의 자리에서 있는 힘을 다해 구국 의 대열에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한국은 환란에 처한 나라들 가운데에서 개혁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에 세계적인 모범을 보였다는 국내외의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낙관은 이르지만 시련의 한 해를 보내는 제야의 종소리 는 이미 전국을 메아리쳤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시련의 한 해를 국민과 같이 불철주야 노력을 해 온 저로서는 국민 여러분이 한없이 고맙고 한없이 자랑스럽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간 국내는 물론 우방국가와의 관계에서 혼선을 거듭 하던 대북한 정책 역시 지난 10개월 동안에 과거 어느 때 보다도 안정되었고 또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안보와 화해, 협력을 병행추진하는 '국민의 정부'의 정책은 가장 적절한 대북한 정책으로서 국민과 세계가 지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한편으로는 잠수정 침투, 미사일 발사나 지하 의혹시설 구축 등 도발행위를 거듭하고 있으며, 다른 한 편으로는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남북한간의 교류협력을 시작하고 있고, 여러 분야에서 조심스럽게나마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우방국과 공조하여 철저한 대비태세를 게을리하지 않겠지만, 그들의 긍정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포용의 자세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새해를 맞이하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가지는 가장 큰 관 심사는, 과연 우리가 올해에 나라경제를 다시 한 번 성장 의 방향으로 일으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일 겁니다.

저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가진 '국민과의 TV대화'를 통해 여러분께 드린 말씀이 기억납니다. 나는 여러분께 "우리는 98년 이 해에는 경제개혁의 큰 테두리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토대로 99년 중반부터는 플러스 성장을 시작할 것이며, 2000년부터는 도약의 단계로 들어 갈 것이다"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저의 그러한 예견을 지나친 낙관이 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 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그렇게 판단하게 된 근거는 우리 국민의 애국심과 근면성, 우수한 지적 능력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 했습니다. 또한 우리 국민은 6.25의 폐허위에서도 일어섰 듯이 결코 좌절하지 않는 저력있는 국민이라는 것을 저의 체험으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 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 한 국민적 단결과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이를 해낼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보다 도 더 어려운 시련을 수 없이 극복한 민족입니다. 우리 대에 와서 이를 해내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우 리는 실패해서 빚더미의 나라를 후손에게 넘겨 준 부끄러 운 조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성공적으로 개척해 나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발전시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지식기반국가를 이루어서 고부가 가치의 산업을 활성화시켜야 하며, 노사공동운명의 새로 운 노동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또한 고통도 같이 나누고 성공도 같이 나누면서 나름대로 사회발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생산적 복지제도가 필요합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안보와 화해, 협력의 병행추진을 확고히 고수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 모두는 세계를 받아들이고 세계로 진출하는 세계인이 되어야 합니다. 다가오 는 21세기는 열린 세계화시대이기 때문입니다.

21세기는 인류역사상 최대의 혁명기입니다. 세계가 하 나로 되는 시대이며, 무한경쟁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살아 남고 승리하려면 국민적 단결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지역이기주의는 망국의 길입니다. 여러분과 저는 힘을 합쳐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세력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합니다.

민간인과 공무원이 힘을 합쳐 나라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공무원은 개혁의 대상이 아닙니다. 개혁의 주체입니다. 또한 국민의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행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공무원의 인사를 편파적으로 자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2의 건국운동'도 국민적 단결과 협력을 위한 국민의 총체적 의식개혁운동입니다. 민관이 하나가 되어서 구국 의 길로 나아가는 21세기를 향한 국민적 대전진인 것입니 다. 국민운동이 정치를 초월하고 파당을 초월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실패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제2의 건국운동'을 통해서 민관의 의식이 개혁되고 구 국의 활동과 노력이 힘차게 일어선다면 우리가 못할 일은 없습니다. 찬란한 성공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확실한 자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국민과 같이 나아간다면, 20세기 끝을 향해 다가서는 1999년 이해에 우리는 어두운 암흑의 터널을 완전히 빠져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터널의 끝에는 찬란한 희망의 21세기가 두 손을 벌리고 우리를 기다릴 것입니다.

다시 한번 새해 국민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만복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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