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도 신년사
1989년도 신년사
연설일자 1989.01.01 대통령 노태우 연설장소 국내
유형 신년사 출처 노태우대통령연설문집 제1권 / 대통령비서실 원문보기
친애하는 6천만 내외국민 여러분.

1989년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여러분 모두 기쁨과 단란함 속에서 새해를 희망으로 맞이하시기를 빕니다.

새해에는 여러분 모두의 소원을 성취하시고 여러분의 가정마다 건강과 행복이 더하는 축복의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올해에는 우리 사회 각 부문에 민주주의 질서가 견고히 뿌리내려 안정과 화합 속에서 선진국으로 들어서는 힘찬 도약이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번영과 통일을 향해 굳게 뭉쳐 나아가 더욱 보람찬 결실을 거두는 한 해가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지난 한 해, 우리는 민족사의 파란 많은 굽이를 돌아 민주주의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국민의 직접선거에 의한 정부가 출범하여 40년을 하루같이 지속되어 온 정통성의 시비는 사라졌습니다.

자유와 자율의 활력은 모든 분야에서 권위주의체제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가고 있습니다. 정치적 격변 속에서도 우리는 서울올림픽을 사상 최대.최상의 빛나는 대회로 성공시켰습니다.

인종과 종교, 정치와 이념의 장벽을 넘어 동서세계가 16년만에 함께 모여 화합의 한마당을 이룬 서울올림픽에서 온 인류는 보람과 감동을 우리와 함께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전환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연 3년째 12% 이상 고도성장을 지속하여 이제 일인당 국민소득 4천불 시대를 맞았습니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맨주먹으로 시작한 우리는 불과 한 세대만에 년간 무역양 1천억불을 넘어 세계 10대 무역국가로 부상하였습니다.

굳게 닫혔던 북방세계의 문도 이젠 열렸습니다.

우리는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 중국대륙과도 인적, 문화적, 경제적 교류의 길을 터 우리 국민의 활동영역은 이제 온 세계가 되고 있습니다.

위대한 우리 국민의 힘이 세계 속에 우리나라의 모습과 위치를 바꾸어 놓은 한 해였습니다. 우리는 이제 세계 어디서나 자랑스런 나라, 남이 부러워하는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다는 자신감과 민족적 자존이 충만합니다.

내외국민 여러분.

우리는 이처럼 큰 성취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습니다.

1989년은 우리 민족사의 소망인 민주번영과 통일을 이루느냐의 여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급격한 민주화와 함께 오랜 기간 덮여져 온 문제가 노출되고 억눌려온 불만과 욕구가 한꺼번에 터져나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지난 시대의 잘못을 청산하는 데도 진통이 따랐습니다.

이제는 민주주의의 새로운 질서가 확립되고 진정한 안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 국민의 높은 민주의식은 서로 다른 의견과 주장, 엇갈리는 이해와 갈등을 질서속에 수용하고 조화하는 증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정부는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불법행동은 엄중하게 다스릴 것입니다.

지난 날의 문제는 조속히 청산하고 잘못된 것은 과감히 개선, 개혁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새해에는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더 밝은 내일을 여는 일에 힘모아 나아가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커짐에 따라 무역마찰, 원화절상 등 안팎으로부터의 도전 또한 드세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경제가 발전하여 국민생활에 향상되고 중산층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로자와 농어민, 도시서민은 아직 윤택하지 못하고 상대적 빈곤감 또한 깊어졌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노사와 각 계층 국민이 화합하고 더 열심히 일하여 우리의 발전을 가속화해 가야 합니다.

이와 함께 성실히 노력하는 모든 국민이 앞으로 4~5년간 땀흘려 일하기만 한다면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정부는 국민 각 계층간의 불화를 풀어가는 일에 모든 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경제성장이 지속되면 90년대 초반에는 확고한 번영의 기틀 위에 올라서 모든 계층 국민들이 문화적 생활을 보장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에는 남북한을 차단하는 대결의 장벽을 허물고 평화통일의 전기를 이룩하는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입니다.

동포애에 바탕한 우리의 전향적인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정책은 개방과 협력으로 나아가는 세계적 물결 속에서 폐쇄적인 북한의 태도를 바꾸게 할 것입니다.

동족간의 처절한 전쟁을 겪었고, 냉전체제의 마지막 유산으로 남아온 남북한간에 화해의 돌파구가 마련되어 왕래와 교역이 시작되면 통일은 이 세기가 가기 전의 일로 성큼 우리 눈앞에 다가설 것입니다.

6천만 동포 모두 서로를 가르는 다툼을 그치고 이 벅찬 민족적 과업을 예비할때입니다.

친애하는 내외국민 여러분.

기회는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민주주의 체제를 후퇴없이 전진시키면서 번영하는 선진국가, 통일조국을 실현할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주인이 되어 서울올림픽의 빛나는 영광을 안고 이 겨레 앞날을 밝혀 줄 이 과업을 기필코 이루어야겠습니다.

우리 국민의 위대한 힘은 이 일을 능히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불안과 격동으로 맞은 1980년대를 알찬 보람으로 마무리하고 민주, 번영, 통일이 꽃피며 세계속에 중심국가로 웅비할 90년대를 맞을 것입니다.

저 자신 이를 위해 모든 것 다바쳐 일할 것입니다.

새해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여러분 가정에 만복이 깃드시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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