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도 신년사
1990년도 신년사
연설일자 1990.01.01 대통령 노태우 연설장소 국내
유형 신년사 출처 노태우대통령연설문집 제2권 / 대통령비서실 원문보기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1990년대를 여는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올해는 여러분 모두에게 기쁨과 행복이 충만한 보람찬 한 해가 되기를 빕니다.

특히 북한의 우리 동포들이 새로운 희망을 갖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아침 맞는 1990년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희망의 년대’입니다.

한 세대의 기간에 걸친 우리 국민의 피땀어린 노력이 마침내 크나큰 결실을 거두는 연대인 것입니다.

6~7년 후면 국민소득 1만불, 서기 2000년에는 1만 5천불의 번영을 이루어 우리는 대망의 선진국 대열 들어설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시대를 힘차게 진전시켜 국민 모두가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민주복지국가를 이 연대 동안 이룩할 것입니다.

세기적인 변혁을 분단 극복의 기회로 삼아 민족통합의 큰 길을 여는 것도 우리가 90년대에 이루어야 할 과업입니다.

불과 10년 후로 다가온 21세기를 ‘영광의 세기’로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새로운 결의로 힘찬 전진을 시작할 때입니다.

우리는 그 출발선상에 다 함께 서 있습니다.

나라와 온 국민에게 어둠과 빛, 시련과 성취가 엇갈렸던 1980년대는 이제 역사의 한 장이 되었습니다.

빛나는 경제발전과 서울올림픽의 영광, 그리고 어려움 속에 활짝 연 민주주의, 우리가 80년대에 애써 이룩한 이 소중한 보람은 더 큰 결실을 거두도록 키워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아픔을 주고 큰 대가를 치르게 한 지난날의 문제는 이제 역사의 밑거름이 되게 해야 합니다.

지난 2년간 나라와 국민의 힘을 그처럼 소모시키며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아온 과거문제의 시비는 90년대를 맞는 이제 끝내야 합니다.

물러난 대통령이 국회에 나가 그의 재임중에 한 일에 대해 증언하는 일은 3권분립을 채택하고 있는 어느 민주국가에도 선례가 없는 일입니다.

7년 넘어 이 나라 대통령으로 재임하고 평화적으로 정부를 이양한 전임대통령이 국회에 나가 지난날의 문제를 밝히고 잘못에 대해 사과한 이제 제 5공화국의 문제는 분명한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전임대통령의 증언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그거은 역사가 밝혀야 할 과제로 하고 여기서 분명한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90년대가 열린 새해에까지 지난 시대로 또 다시 돌아가 이 문제의 시비를 계속 하면 정치,경제의 안정과 발전은 기약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과거의 불씨로 우리 모두의 소중한 내일을 불사를 수는 없습니다.

저는 국민의 여망에 따라 이룬 여야합의를 실천함으로써 지난 시대의 문제는 여기서 정치적으로 종결짓는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께 분명히 말씁드립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더 넓은 세계로 시야를 넓히고 더 밝은 미래를 내다보며 우리의 의지를 한 데 모아 나라의 발전과 겨레의 과업을 이루어 가야 합니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질서와 안정위에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해야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는 다같이 자제하고 협력하여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살려야 합니다.

특히 올 노사관계는 우리 경제의 앞날을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선진국으로 발전한 굳건한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지난날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소외되어 온 국민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희망의 사회’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90년대에는 근로자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보통사람들이 안락한 집을 갖고 자녀교육을 걱정하지 않는 안정된 삶을 누리게 할 것입니다.

각자의 일터와 맡은 분야에서 모두가 자기의 몫을 다할 때 민주번영의 소망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90년대는 통일의 전기가 이룩되는 연대가 될 것입니다.

오늘날 사회주의 국가는 혁명적인 변화를 하고 있습니다.

헝가리로부터 폴란드, 동독…최근 루마니아에 이르기까지 공산당 일당독재체제가 잇달아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자유와 인간다운 삶을 향한 인류의 열망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이 세계의 도도한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 속에서 북한만이 경직된 폐쇄체제를 고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변화가 빨리 오느냐… 좀 늦게 오느냐의 시간문제일 뿐… 북한의 변화는 필연적일 것입니다.

우리는 북방정책을 통해 북한의 개방을 촉진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의 민족공동체로서 북한을 포용하는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자유와 번영의 넘치는 힘이 북한을 민족통합의 길로 나오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어떠한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태세를 갖추어 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올해는 우리가 약소민족으로 남에게 나라를 뺏긴 지 80년이 되는 해입니다.

분단의 비극 위에 전쟁이 일어난 지 꼭 40년이 되는 해입니다.

또한 새해는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일어섰던 4,19의거 30주년입니다.

이 민족사의 파란은 번영하는 나라, 민주주의의 나라, 통일된 나라를 이루는 일이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절실한 소망인가를 말해줍니다.

우리는 이제 이 소망을 실현할 마루턱에 섰습니다.

폐허에서 일어나 세계에 빛나는 발전을 이룩한 우리의 뛰어난 역량을 다시 한번 발휘한다면 90년대는 이 모든 소망을 이루는 ‘결실의 연대’가 될 것입니다.

새해 이 아침 우리 모두 21세기의 밝은 앞날을 내다보며 전진의 결의를 새롭게 합시다.

여러분 모두 새해에 건강하시고, 밝고 활기에 넘친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의견이 있으시면 내용입력 후 제출하기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