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신년사
1972년 신년사
연설일자 1972.01.01 대통령 박정희 연설장소 국내
유형 신년사 출처 박정희대통령연설문집 제9집 1월편 / 대통령비서실 원문보기


친애하는 5천만 동포 여러분!

우리는 오늘 국가 비상 사태하에서 조국의 영광된 새 역사를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해 나가야겠다는 굳은 결의의 새 아침을 맞이하였읍니다.

나는 그 어느 해보다도 뜻깊은 이 새해를 맞아 그 동안 각자가 맡은 바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민족의 위대한 전진에 흔연히 참여해 온 국내외 동포 여러분과 또한 북녘 하늘 아래서 자유의 물결을 목마르게 기다려 온 북한 동포 여러분에게 이 해도 보다 다복하고 더욱 보람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우리의 조국과 민족의 앞날에 평화 통일의 영광이 하루 속히 깃들도록 국민 여러분과 함께 기원하는 바입니다.

나는 이 새 아침을 맞아 우리가 그간 걸어온 발자취를 돌이켜 보면서, 온 국민의 힘찬 전진을 위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민족의 비극인 6,25 동란이 종전 아닌 휴전으로 끝을 맺고, 우리에게 평화와 통일 대신 긴장과 분단을 강요한 이래 그 비극은 더욱더 커지기만 했읍니다.

우리가 농토를 기름지게 하고, 공장을 세우면서 평화롭고 복된 생활의 터전을 가꾸고 있을 때, 북괴는 불행하게도 총을 만들고 박격포를 만들고 전차를 만드는 데 혈안이 되었읍니다.

우리가 선거를 통해 국정을 서로 의론하는 민주 제도를 익혀나가고 있을 때, 북괴는 피비린내나는 숙청을 거듭하고, 개인의 우상 숭배로 광신적인 공산 독재 체제를 굳혀 놓았읍니다.

우리가 비록 남북으로 흩어져 있을망정, 서로가 아끼고 사랑하는 동포임을 강조하면서 평화 통일의 길을 넓히며 다져나가고 있을 때, 북괴는 순수한 민족애와 고귀한 동포 의식을 포악한 공산주의로 짓밟고 평화 통일이라는 민족의 과업을 이른바 인민 해방 전쟁의 이용물로 삼아 적화 통일의 기회만을 노려 왔읍니다.

북괴는 무력 남침의 야욕을 포기하라는 우리의 거듭된 요구를 이처럼 외면하고, 오히려 침략적인 전쟁 준비로 시종하여 왔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이렇듯 변하는 세계 속에서 오직 변하지 않고 있는 북괴와 대결하여 우리가 새해에 들어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과연 무엇이겠읍니까,

그것은 북괴의 침략을 미연에 방지하고, 이 땅 위에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일이며, 평화로운 가운데 높은 경제 성장을 계속하여 우리 모두가 땀 흘려 일한 만큼 응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복지 사회의 기틀을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 모두는 새해부터 민주 제도의 자율과 능률을 더욱 드높여, 모든 국력을 적시 적소에 즉각 총동원할 수 있는 만전의 비상 체제를 확립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다행히도 지난 십수년 동안 땀흘려 노력한 보람이 있어 민족의 저력은 크게 배양되었으며, 이 저력을 바탕으로 하여 민족의 긍지와 자신을 되찾게 되었읍니다.

그러나, 우리의 저력은 아직도 흩어져 있으며, 우리의 자신은 아직도 행동화되지 못하고 있읍니다.

저력이 아무리 배양되었다 하더라도 그 저력이 한데 뭉치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없는 것과 다를 바 없읍니다.

지금 우리는 말보다 실천을 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들이 국민 교육 헌장에서 다짐한 그대로 안으로 자주 독립의 자세를 확립하고, 밖으로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때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나는 흩어진 저력을 한시 바삐 총집결시켜, 국가 질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자주,자립,자위의 정신으로 비상 체제를 확립하여 경제력을 더욱 증강시키고 국방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앞장서 나아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국제 정세의 변화와 북괴의 남침 야욕으로부터 오는 이중의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함으로써, 평화와 번영과 사회 정의가 더욱더 구현되는 복된 생활의 터전을 다져 나아갈 것입니다.

밖으로는, 급격히 변하는 국제 정세에 의연하고도 신축성있게 대처하여 우리의 국가 이익을 최대한으로 신장해 나가는 자주 실리 외교를 전개해 나갈 것이며, 변화하는 국제 조류를 역이용하여 적화 통일을 노리는 북괴의 야욕을 단호히 분쇄하고, 조국의 평화 통일과 세계 평화의 길을 넓혀 나갈 것입니다.

안으로는 남북 적십자 회담을 적극 지원하여 북괴를 설득함으로써 새해에는 본회담을 개최하여 이산 가족들의 인간적 고통을 덜어주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비록, 북괴의 기만적인 책동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실천 가능한 것부터 착실히 해결해 나아가는 민주 사회의 성실성과 능률을 그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하겠읍니다.

한편, 남침 준비를 끝내놓고 평화의 가면 속에서 기습 공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북괴의 도발을 일격에 분쇄할 수 있는 만전의 방위 태세를 확립할 것입니다.

우리의 손으로 총을 만들고, 국군의 장비를 현대화하며, 전기 전술을 분단히 연마해야 하겠읍니다.

향토 예비군의 전력화와 학교 군사 교련의 내실을 기함으로써 민방위력을 더욱 강화해야 하겠읍니다.

또한, 새해는 제 3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되는 해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난관과 시련이 닥치더라도, 이를 극복하여 3차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종합 제철을 비롯하여 기계, 조선, 석유 화학 등 중화학 공업을 크게 일으켜 우리 산업 구조를 근대적인 공업 구조로 전환시켜야 하겠으며, 4대강 유역을 널리 개발하여 농업을 기계화하고 농어민의 소득을 증대시켜, 그 동안 땀흘려 고생해 온 우리 농어민들이 한시 바삐 문화 생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입니다.

과학 기술의 연구 활동을 본격화하여 근대 산업 국가로서의 발전을 뒷받침할 기능을 적극 개발하고, 민족 문화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 찬란한 민족 문화의 중흥을 이룩해야 하겠읍니다.

국민 여러분!

그러나, 이러한 모든 일은 몇몇 사람이나 어느 한 계층의 힘만으로 이룩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여야를 초월하고, 직업과 세대의 구별 없이 일치 단결하여 강인한 의지력과 진취의 기상으로 이 시련을 극복해 나아가겠다는 결의를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성취되는 것입니다.

공무원들은 안일한 관료주의의 타성에서 과감히 벗어나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자세를 새로이 가다듬어야 하겠으며, 정치인들은 지난 4반세기의 귀중한 경험을 살려 무절제와 비능률을 몰아내고 민주 제도를 우리의 현실에 알맞게 창조적으로 운용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읍니다.

지성인들은 이상과 현실을 고민어린 조국애로 조화시켜, 생산하고 실천하는 참된 지성을 발휘해야 하겠으며, 기업인들은 성실과 능률을 바탕으로 삼아 경영의 합리화를 촉진하여 우리 경제의 체질을 더욱 강화하고, 눈앞의 영리보다는 국가와 사회의 공익을 앞세우는 기업가 정신을 실천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모든 국민은 사치와 낭비, 그리고 갖가지 부조리를 깨끗이 추방하고, 근면과 성실로 사회 기강을 바로잡아 근대 시민의 올바른 윤리관을 정립하고 이를 생활화해야 하겠읍니다.

그리하여, 우리들은 도전의 시대에 살면서도 건전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희망과 번영을 창조하였다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록해 나아갑시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1972년의 새해를 맞는 오늘, 나는 국민 각자가 내외의 생활 영역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면서 조국의 영예를 위해 말없이 꾸준히 노력해 온 지난 해의 노고에 다시금 심심한 치하를 드리며, 새해에는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총력 안보의 결의도 드높게 비상 체제 확립을 위해 더욱 힘찬 전진을 계속할 것을 굳게 다짐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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