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만남
중동의 우방, 칼리드 이븐 압둘 아지즈 (Khalid Ibn Abdal Aziz)
관련정보
석유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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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만남관련인물이 없습니다. 청와대를 떠나 김포공항에 도착한 최 대통령은 “잘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와서 여러분을 뵈올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1)라는 짤막한 인사를 남기고 전용기에 탑승했다. 1979년 10대 대통령의 막중한 자리에 오른 최규하 대통령은 10·26사태가 발생한 직후 안전 제일주의자답게 모든 일을 수습해 나갔다. 하지만 불안한 정국 가운데서도 최규하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결정한 것은 우선 석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있었다. 계속되는 원유가격의 인상과 원유 공급의 불안정은 국내물가 상승의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최 대통령은 어려운 정치상황과 미국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중동방문을 추진했다. 그것은 자주외교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최 대통령은 11일 오전 11시 30분에 태극기와 사우디아라비아 국기를 나란히 한 특별전용기편으로 리야드공항에 도착해 21발의 예포가 울리는 가운데 트랩을 내려왔다. 최 대통령은 마중 나온 칼리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악수한 뒤 도열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환영인사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알마드하르 왕궁으로 자리를 옮겼다. 칼리드 국왕은 “이 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 근로자들은 정직하고 성실하며 근면해서 사우디 아라비아 국민들의 칭찬을 받고 있다.”(2)고 말하며 환담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사우디 정부가 처음부터 한국에 우호적인 나라는 아니었다. 유엔총회의 한국문제 토의에서 대체로 중립적인 견해를 밝혀오던 사우디아라비아가 태도를 바꾼 것은 최규하 대통령이 대통령 특보 시절 석유 파동이 나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 정부의 방문을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던 파이잘 왕을 최규하 특보는 끈질기게 설득해 석유 위기를 무난히 극복케 하는 기틀을 마련했었다. 이후, 사우디는 아랍국가들 중 한국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나라가 되었다. 최규하 대통령은 12일 오전 11시 30분 칼리드 이븐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약 2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하고 진지한 협의에 들어갔다. 최 대통령은 특히 한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한 원유 수급문제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다. 칼리드 국왕은 한국의 입장에 깊은 이해를 표시하며 앞으로 한국이 필요로 하는 사우디아 라비아산 원유의 장기적인 안정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했다. 또한,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한국정부의 건설적인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임을 밝혔다. 모든 긴장이 일순간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칼리드 국왕이 사우디 왕국의 제3차 5개년 계획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청한 데 대해 최 대통령은 기꺼이 합작투자를 포함한 자본협력과 기술 및 인력 등 각 부문에서 가능한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최 대통령은 칼리드 국왕이 편리하고 가까운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도록 초청했으며 칼리드 국왕은 이 초청을 기꺼이 수락했다. 5월 12일 오후 4시 40분 이 지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캄캄한 모래바람이 불고 때아닌 소낙비가 쏟아졌다. 14일 최규하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의 풍성한 성과를 안고 다음 순방국인 쿠웨이트로 떠났다. 그 시각 한국의 불안한 정국은 5.17 사태라는 거대한 폭풍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최규하 대통령은 서울에서 온 급한 전갈을 받고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급히 귀국했다. (1)인용 -「고향의 봄 연주」 『매일경제』1980.5.10. (2)인용 -「최대통령 일행이 사우디 도착하던 날」 『매일경제』 198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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